"G19+G1 회의"..G20 정상회의에서 미국 고립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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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7-07-0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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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


윤세미 기자 = “G20이 아니라 G19에 가까웠다“ ”미국은 더 이상 세계의 별이 아니다“ 7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이틀 동안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미국 매체들이 내놓은 평가다.

이번 G20 정상회의는 무역이나 기후변화 등 주요 글로벌 현안을 두고 미국과 다른 나라들과의 의견 일치를 이뤄낼 수 있을지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주요 외신들은 G20 정상들이 공동성명을 발표함으로 체면은 살렸지만 사실상 국제 무대에서 미국이 고립되고 있음을 확인한 자리였다고 전했다.

◆ 공정무역 지지·美 빼고 파리협정 이행 선언

FT 등 외신에 따르면 8일 발표된 G20 폐막성명에서 정상들은 보호무역에 대항하고 공정무역을 지지하는 한편 “호혜적인 무역과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일부 정상들의 무역적자에 대한 불만을 반영하듯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한다”와 “합법적인 무역 방어 조치를 인정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기후문제와 관련해서는 파리기후변화협정을 "되돌릴 수 없는 것"으로 선언하고 지지와 이행을 강조했으나 미국의 탈퇴를 명시함으로써 만장일치의 합의가 되지 못했음을 드러냈다. 아울러 화석 연료로 회귀하는 미국의 입장을 반영해 "미국은 여타 국가들이 보다 청정하고 효율적으로 화석연료에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한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한편 미국이 수입산 철강에 대한 고관세 부과를 검토 중인 가운데 G20 정상들은 철강 과잉공급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에 속도를 내고 11월까지 실천계획을 마련키로 했다. 유럽과 일본은 이같은 계획이 철강을 둘러싼 무역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평가하고 있지만, 이 조치가 미국의 수입산 철강에 대한 보복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전했다.

그밖에도 G20은 세계은행과 함께 3억2500만 달러의 펀드를 마련하여 개발도상국의 여성 기업인을 지원하기로 했다. 최근 잇따른 미사일 도발을 일삼은 북한에 대한 규탄 의견은 포함되지 않았다. 

개최국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G20 정상회의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협상이 쉽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WSJ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기후변화에 관한 내용은 미국과 나머지 국가들과의 이견을 반영한 것”이며 “무역과 관련한 내용이 거칠었던 것 역시 미국이 특정한 입장을 고수한 결과였다”고 말했다.

한편 이례적으로 G20 폐막 기자회견 없이 귀국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G20 정상회의는 대단한 성공이었고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 의해 멋지게 진행됐다. 감사한다!”고 적으면서 메르켈 총리와는 사뭇 다른 소감을 내놓았다.

◆ 고립되는 미국, 글로벌 리더 지위 상실 우려도

CNN, BBC 등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국제 공조와 단합을 확인하는 G20 회의에서 미국의 고립이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국 주요 매체들은 미국이 글로벌 리더 지위를 상실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드러냈다. 미국이 국제 현안에 대한 주도권을 놓칠 경우 대북 문제와 같이 협력을 필요로 하는 문제를 두고 다른 나라의 공조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CNN은 한때 미국이 주도했던 세계에서 최강 경제국들의 모임인 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어김없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웠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제 전통적인 서방 리더십의 선봉에 독일이 미국의 빈 자리를 대신했다면서 2차 세계대전 이후 글로벌 질서를 주도하던 미국으로선 충격적인 시나리오라고 전했다.

ABC뉴스는 “미국 리더십이 빠진 세계”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번 G20 회의의 핵심은 “미국이 더 이상 국제무대의 별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매체는 작년 미국에서는 화석연료 산업보다 청정에너지 산업에서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됐다면서 대통령이 현실을 부인하는 모습은 그를 더 강하게 보이게 하기는커녕 현실감각이 없는 사람처럼 보이게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소재 미국 외교협회(CFR)의 리차드 하스 회장은 FT에 “G20 정상회의는 미국이 세계무대에서 얼마나 동떨어졌는지를 부각시켰다”면서 “무역이야 말로 상황이 가장 악화된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백악관은 G20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G19와의 불협화음을 큰 문제로 삼지 않았다. AP통신에 따르면 개리 콘 백악관 국게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귀국길에서 기자들에게 “공동성명에 이르기까지 쉽지 않았다”면서도 “G20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이 파리협정에서 빠진다고 해서 미국이 환경을 위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여전히 환경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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