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이정희' '삼성 세탁기' '주적'…막말·비방에 난타전

SBS와 한국기자협회가 공동으로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 타워에서 가진‘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좌측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13일 한국기자협회·SBS 주최로 열린 TV 합동 토론회에선 상대 후보와 논쟁하는 과정에서 다소 격한 표현과 막말도 쏟아졌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근거 없는 비방,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발언을 하면서 대선주자들이 서로를 향해 쏘아대는 난타전이 펼쳐졌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앞둔 홍 후보에게 "대통령이 되면 경제·안보위기 해결을 위해 24시간도 모자란 데 법원에 재판받으러 가야 하지 않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자 홍 후보는 "그거 가지고 계속 시비를 거는데 옛날 이정희 의원을 보는 것 같다"고 발끈했다. 홍 후보는 유 후보를 겨냥해 "주적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다. 문 후보를 공격해야지"라며 거침없는 언행을 이어갔다. 

이에 문 후보가 홍 후보에게 "저도 홍 후보와 같은 흙수저인데 왜 제가 주적이냐"고 물었고, 홍 후보는 "친북 좌파라서"라고 답하며 도리어 문 후보를 공격했다. 이에 문 후보가 허탈한 듯 웃자 홍 후보는 "(문 후보는) 당선되면 김정은을 찾아간다 하지 않았나. 또 바른정당과 한국당을 적폐라고 하면서 청산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주적"이라고 부연설명하기도 했다. 

홍 후보가 국가 대개혁 주제를 꺼내며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고 돌리자"고 발언한 것을 두고는 다른 대선주자들이 세탁해야 할 후보는 홍 후보라고 지적하면서 감정 섞인 발언이 오가기도 했다. 

유 후보는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고 돌린다고 하는데 많은 국민이 홍 후보도 세탁기에 돌리라고 한다"고 지적하자, 문 후보는 "세탁기에 들어갔다 나왔다. 다시 들어갈 일이 없다"고 했다. 심 후보도 가세해 "홍 후보가 세탁기에 들어갔다 나왔다고 했는데 고장난 세탁기가 아니냐"고 물었고, 홍 후보는 "세탁기가 삼성 세탁기"라고 반박했다. 

홍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선 "국민의당 의석(40석)으로 어떻게 국정을 운영하나. 제가 보기에는 호남 1중대가 민주당이고 2중대가 국민의당"이라고 공격했고, 안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150석이 넘는 의석으로 국정운영을 잘했나"라고 응수했다. 

홍 후보는 심 후보가 "제가 대통령이 되면 부정축재한 재산을 환수하고, 홍 후보가 국민 세금으로 국회 특수활동비를 지급한 것을 가져다 사모님 생활비 드린 이런 돈을 알뜰히 챙기겠다"고 하자 "(심 후보는) 대통령 안 될 거니 그런 꿈 안 꾸셔도 된다"고 말하면서 두 사람 사이에 냉랭한 기류가 흐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