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공장식 밀집사육'이 원인…돼지 감염되면 전국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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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09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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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대전 대덕구 한 도축장직판장에서 업체 관계자가 방역 안내판을 옮기고 있다. 축산당국은 전날 충북 보은에 이어 전북 정읍에서도 구제역 신고가 들어오자 전국 모든 축산농가에 일시 이동중지명령(스탠드스틸)을 발동했다. [연합뉴스]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공장식 밀집사육'이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발병의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도 가축질병의 원인을 밀집사육으로 지목했다.

또 소 농가에서만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가 돼지 농가로 번지면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돼지가 구제역에 감염되면 소보다 3000배 많은 호흡량으로 공기 전염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가축질병은 밀집 사육이 키운 재앙
 
농림축산식품부와 FAO 등에 따르면 밀집사육은 편의성과 용이성, 가격경쟁력 향상 등의 장점이 있는 반면, 전염성이 강한 구제역과 AI 바이러스에 취약하다.

축산법은 산란계 기준 닭 1마리의 최소 사육 면적을 A4 용지(0.062㎡)보다 적은 공간인 0.05㎡로 규정한다. 케이지에 닭을 가둬 1㎡당 20마리 가까이 살고 있는 탓에 스트레스는 높아지고, 면역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돼지도 마찬가지다. 돼지 사육농가에서는 새끼를 낳는 어미돼지를 '스톨'이라 불리는 철제 감금 틀에 가둬놓고, 인공수정과 출산을 반복한다. 스톨의 크기는 보통 가로 60㎝, 세로 210㎝ 정도다.

​황성구 한경대학교 교수는 "우리나라처럼 밀식 사육 환경에서는 구제역 등 전염병에 쉽게 노출된다"며 "소나 돼지가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항체 형성률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돼지 구제역 발병하면 확산속도 빨라져…소보다 3000배 호흡량

정부는 구제역에 대한 높은 항체 형성률을 근거로 가축질병 예방을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충북 보은과 전북 정읍, 경기 연천 지역  농가에서 잇따라 구제역이 발생하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 소 농가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가 돼지 농가로 번지면 겉잡을 수 없는 상황이 온다. 돼지는 소보다 구제역 확산속도가 훨씬 빠르다. 가축질병 전문가들은 돼지를 이른바 '바이러스 증폭기'로 표현한다. 

또 소보다 좁은 공간에 여러 마리를 가둬 키우는 '밀집 사육'을 한다. 소와 달리 건식이 아닌 습식 사료를 섭취해 공기를 통한 간접적인 전파와 함께 침흘림에 의한 직접적인 전염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돼지가 구제역에 감염되면 역대 최대 피해를 낸 2010~2011년 '구제역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 당시 충남·북과 경남·북, 경기, 강원 등 6241개 농가의 소·돼지 348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특히 돼지는 백신을 접종해도 항체 형성률이 소보다 낮다. 방역당국이 밝힌 전국 돼지 농가의 항체 형성률은 75.7%로, 소 농가의 97.5%보다 크게 떨어진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현재 사용하는 구제역 백신이 소 전용으로 만든 것이어서 돼지는 항체 형성이 잘 안 된다"며 "돼지 농가의 경우 항체 검사를 소보다 촘촘하고 자주 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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