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강남(強男)시대...주요국가 지도자들과의 궁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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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1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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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위터 활용해 적극적 의사 발표하는 '참여형 리더십'으로 분류

  • 아베·두테르테는 인간적 호감도 높지만 정치·경제적 충돌 불가피

[사진=연합/AP]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한다. 아웃사이더 정치 신인인 트럼프가 세계에서 영향력이 가장 높은 국가의 지도자로 선출되면서 이른바 강남(強男)시대가 열렸다. 트럼프 당선인을 향한 아시아 지도자들의 호감도는 제각각이지만 정치·경제적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 트럼프는 참여형 리더십...잦은 소통에 마찰 가능성 높아

트럼프 당선인의 리더십은 역대 미국 대통령과 비교할 때 '참여형 리더십'으로 분류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42대 대통령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주위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판단하는 '카리스마형 리더십'을 보인 점이나, 상황의 특성을 주시하고 판단하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제43대)의 '상황형 리더십'과는 차이를 보인다.

대선 경선 과정부터 트위터 소통을 해온 것도 트럼프 당선인의 리더십 스타일을 잘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009년 트위터 계정을 개설해 지금까지 3만 4000여 개의 트윗을 보냈다. 보유하고 있는 팔로워만 2000만 명이 넘는다. 공식 취임 이후에도 트위터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CNN 등 외신들은 트럼프의 '트위터 정치'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반대파들을 공개적으로 공격하는 데 따른 분쟁 가능성, 잦은 트위터 발표로 인한 신뢰 상실 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N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공동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70%는 트럼프가 트위터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의회 전문지 더 힐은 18일(현지시간)자 보도를 통해 "트럼프 당선인은 공중파 인터뷰와 기자 회견 등 역대 대통령의 일반적인 소통 채널에서 벗어나 트위터를 활용하고 있다"며 "140자짜리 메시지가 공식 입장이 될 수 있는지 불분명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 지도자들 가운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이미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호감도를 아낌없이 표현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담을 마친 뒤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라는 것을 확신했다"며 상호 신뢰 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두테르테 대통령도 지난해 트럼프와의 전화회담 이후 "트럼프 당선인이 마약 대책을 지지하는 점으로 볼 때 필리핀 내정에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좋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필리핀의 마약 전쟁과 인권 문제를 비판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모멸적인 욕설을 퍼붓고 정상회담을 취소하는 등 비난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 무역협상·남중국해는 긴장...강강(強強) 구도에 분쟁 가능성도

정치·경제적으로는 상당한 충돌이 예상된다. 당장 일본으로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무산 여부를 주의깊게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TPP를 비롯한 모든 무역정책을 재검토 또는 폐기하겠다고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TPP가 무산될 경우 일본 기업의 수출 확대 효과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렇게 되면 엔저를 통한 수출 확대에 주력해온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에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베트남에서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다졌던 미국과의 우호 관계가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베트남전쟁 이후 미국과 적대적인 관계를 가져왔던 베트남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피벗 투 아시아(Pivot to Asia)' 정책을 통해 관계가 개선되고 있었지만 미래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다만 중국 견제에 나선 트럼프 행정부가 남중국해 분쟁에서 베트남을 지지한다면 우호 관계가 지속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는 내내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전부터 중국산 제품에 관세 부과, 환율 조작국 지정, 기후변화 음모론 등 중국을 겨냥한 비판을 쏟아낸 탓이다. 이에 따라 친(親)노선을 추구하는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임 아키노 정부와는 달리 중국에 대한 호감을 보이면서 무력충돌이나 군비경쟁을 피하겠다고 밝혀왔다. 

현재 한반도 정세에 대한 구체적인 밑그림은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ICBM 관련 발언을 한 데 대해 트럼프 당선인이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미국 일부 지역에 여파를 미치는 핵무기 개발이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며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받아친 것이 전부다. 사실상 외교 공백 상태인 한국에 대해서도 아직 큰 언급은 하지 않았다.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미 대선에서 간접적으로 트럼프를 지지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대선 직후 가장 먼저 트럼프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어 "새로운 러·미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도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을 인정한 뒤 "미·러 관계의 우호적인 관계를 원한다"며 미국의 러시아 제재 해제 가능성도 열어뒀다. 

다만 공화당 내에서는 미·러 관계 개선 가능성에 회의적이다. 워싱턴포스트(WP)가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과거 정부에서도 미·러 관계 개선을 목표로 삼고 노력했다"며 "그러나 러시아의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 침공이나 우크라이나 군사 개입 등을 계기로 양국 관계 개선은 실패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지난달 양국이 잇따라 내놓은 핵 전략 강화 발언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글을 통해 "트럼프 당선인은 본인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경우 기꺼이 상대 국가와의 단절을 염두에 둘 것"이라며 "국제사회는 앞으로 몇 년 동안 어려운 시대를 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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