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응답하라 1993, 감사원 활성화로 부패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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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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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효백 경희대학교 법학과 교수

[강효백 경희대학교 법학과 교수 ]

1999년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부정부패국가 1위는 뇌물공여지수(BPI) 10점 만점에 3.1점을 기록한 중국이, 2위는 3.4점을 얻은 한국이 차지했다.

이듬해 3월, 한국의 감사원장격인 중국의 웨이젠싱(尉健行)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이하 중앙기율위) 서기(총리급)는 당중앙위원회에 이렇게 보고했다.

“부패만이 중국을 망국의 길로 이르게 할 수 있다. 부패로 망한 국민당 패망의 교훈이 우리와 떨어져 있지 않다. 세계최강의 부정부패방지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2002년 중국은 중앙기율위의 지휘감독 아래 중앙과 지방의 모든 당∙정∙군 조직뿐만 아니라 공안·검찰·법원 등 사법기관, 언론기관, 대형 국유기업체에 '반부패공작협조소조(反腐敗工作協調小組)'를 설치해 '부패와의 무자비한 전쟁’에 돌입했다.

요즘 중국에서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비결은 '21세기 포청천', 왕치산(王岐山) 서기가 지휘하는 중앙기율위의 성역없는 부정부패 척결 덕분이다. 시진핑 집권 3년간(2013~15), 성장(도지사)과 부장(장관)급 이상 80명이 사법처리됐다(사형집행유예 1명, 무기징역 3명, 12년 이상 징역 11명). 그러나 “비리고위공직자의 사형집행없는 부패근절은 없다”며 볼멘소리를 하는 중국인의 수도 적지 않다.

과거 후진타오 시대에 부패혐의로 사형집행된 고위공직자 10명(장군 2명 포함)에 비한다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것이다.

2016년 오늘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최근 김영란법 시행으로 사회전반에 청렴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웃 중국인들도 부럽다는 반응을 보이지만 필자는 회의적이다. 사회의 지배적인 계급의 이익에 반하는 개혁입법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부정부패의 관건은 99% 아랫물에 있는 게 아니라 1% 윗물에 있다.

우리도 한때 1%가 맑아지는 꿈을 품었던 시절이 있었다. 1993년 김영삼 대통령-이회창 감사원장 시절이다. 대쪽 감사원장의 활약으로 김영삼 대통령의 지지도가 고공행진을 받았었다. 그러나 감격시대는 짧았다. 이듬해부터 오늘까지 감사원은 ‘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되었는지, 존재감이 거의 없다. 응답하라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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