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人100言]조양래 “종업원들의 일치된 힘이 성장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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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1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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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의 기적을 이끌어낸 기업인들의 ‘이 한마디’ (85)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전 종업원들의 일치된 힘은 일찍이 한국전쟁 때 영등포 공장을 지켜냈으며 1980년대 초 미국의 덤핑제소도 견딜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은 지난 1998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회사 성장이 직원들 덕분이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만우(晩遇)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자의 둘째 아들이자,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조 회장은 아버지로부터 한국타이어를 물려받아 독립했다. 동양나일론 상무로 재직중이던 그가 한국타이어로 자리를 옮긴 것은 효성그룹이 정부로부터 한국타이어를 불하받은 지 7년 후인 1969년 이었다.

한 때 부실기업이란 오명을 안고 퇴출 위기에 몰렸던 한국타이어는 효성그룹의 가족이 된 뒤 만우의 적극적인 투자와 승용차 ‘코로나’의 출시로 본격적인 자동차 시대가 열리면서 성장을 시작했다.

이후 조 회장은 타이어 전문가들로부터 개인교습을 받으며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면서 한국타이어를 국내 최고, 세계 7대 타이어 업체로 키워냈다.

조 회장의 타이어 철학은 확고하다. 그는 “한국타이어가 갖고 있는 경쟁력의 원천은 한 마디로 좋은 제품을 싼 값에 공급하는 노하우다. 타이어 산업은 자본과 첨단기술, 숙련된 제조인력이 조화를 이뤄야 비로소 경쟁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1981년 회장에 오른 뒤에는 경영은 전문경영인과 자식들에게 맡겼다. 오너인 자신보다 능력 있는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더 잘 운영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2012년 한국타이어가 기업분할을 하면서 경영일선에 복귀했지만 되도록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했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생활신조에 충실한 조 회장의 성격 때문이다. 경영에 관여하지 않지만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가 생산하는 모든 제품의 종류와 가격을 외울 정도로 제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타이어 가격이 너무 비싸지 않느냐는 질문에 조 회장은 늘 “한 번 끼우면 10만km 이상 달릴 수 있는 타이어와 1년도 신지 못하는 운동화중 어느 것이 비싸다고 생각하느냐”며 오히려 외국산 타이어를 더 쳐주는 소비자들의 의식이 바뀌었으면 한다고 답했다.

그는 “국산타이어는 외산에 비해 품질 면에서 결코 뒤떨어지지 않을 뿐 아니라 가격도 40% 이상 싸다. 외국에서는 이 때문에 국산제품에 대해 호응도가 높다. 그런데도 소비자들은 일부 외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이런 풍토는 하루빨리 없어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조회장의 경영철학은 최고의 제품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지키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대의 변화보다 기술의 발전이 먼저 이루어져 한국타이어 고객이 최고의 제품을 통해 누구보다 먼저 높은 가치와 즐거움을 경험케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한 기술의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경영 원칙이 있기에 가능하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발발 직전인 1996년 조 회장은 통일신라 때부터 내려오는 우리의 전통 상부상조 생활조직인 두레의 개념을 생산현장에 접목한 ‘두레 생산방식’을 도입했다. ‘분업화’와 ‘최적관리’로 요약되는 기존 생산방식이 자칫 부서 이기주의로 치달을 수 있는 폐단을 막고 구성원간 정보흐름을 원활하게 하자는 취지다.

이를 통해 한국타이어는 불량률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효과를 얻었다. 또한 두레 생산방식은 가장 한국적인 생산시스템이라고 인정받으며 많은 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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