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곤 한국문학번역원장은 "한국작가들이 해외에 알려지고 각광받기 위해서는 번역·출판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한국의 정신문화를 세계에 알린다는 마음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진=한국문학번역원 제공]



한국문학번역원, 현재까지 850여 종 번역서 발간
한강·정유정·배수아 등 해외 호평
한국 고전, 추리소설도 번역·출판 지원 예정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2016 파리도서전'에 한국은 주빈국으로 참여해 한국출판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주며 외국인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행사 기간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니콜라 조르주 프랑스 문화부 도서독서국장 등은 한국 특별전시관에 들러 한국 문학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한국문학의 세계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파리도서전은 유의미했다.

지난 2001년 설립된 한국문학번역원(원장 김성곤, 이하 번역원)은 이처럼 한국문학이 해외에 소개되는 데 꼭 필요한 '번역'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달리 말하면 한국의 문학과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창(窓)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해외 주요언론에서 극찬을 받은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좋은 예지만, 한국작가들이 해외에서 각광받는 데에는 충실한 번역과 해외출간이 필수적이다. 번역원은 한국문학을 30개 언어로 번역해 해외에서 출판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총 853종의 번역서를 펴냈다. 작가들의 해외 파견, 부설교육기관인 번역아카데미를 통한 원어민 전문번역가 양성, 한국작가와 외국작가 간의 교류, 문학계간지 '리스트: 오늘의 한국문학' 발간, 해외 대학 한국학 프로그램과의 협업 등 다양한 지원 활동도 벌이고 있다. 특히 작년 말 국회를 통과한 '문학진흥법'으로 번역원은 문학번역 지원에 대한 더욱 탄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게 됐다. 

번역원은 최근 해외문학 전문출판사 '달키 아카이브 프레스'를 통해서 25권의 한국문학 선집을 발간했다. 이는 중국, 일본도 시도한 적 없는 대규모 사업으로 번역서 출간 비중이 3%에 그치고 있는 미국 출판시장에 한국문학을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또한 미국 '세계문학'에 '주목할 만한 번역도서'로 선정된 천명관의 '고령화 가족', 독일 '디 차이트'(Die Zeit)의 '추리문학 추천 리스트' 9위에 오른 정유정의 '칠년의 밤', 그리고 '펜' 번역상 최종후보로 꼽힌 배수아의 '철수' 등 해외출간작들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영국 더 타임스는 "요즘 북한 관련 책이 잘 팔린다. 우리는 이 '은자의 나라'의 잔인한 지배 왕조, 탈북자 회고록, 굶주림의 역사 그리고 젊은 '경애하는 지도자 동무'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러나 남한은 요즘 그보다 더 세련된 문학예술로 앞서가고 있다."고 평하기도 했다. 
 

2015 러시아 한국문학행사                                          [사진=한국문학번역원 제공]



번역원은 올해 한국 고전과 장르소설에 대한 번역·출판 지원을 시작한다. 한국 고전 번역은 펭귄 출판사, 캘리포니아대, 애리조나주립대 등과 함께 20권을 선정해 해외에 출간할 계획이며, 한국의 설화·민담·신화 등을 다룬 수준높은 판타지나 추리소설 등도 지원 대상에 포함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원어민 전문번역가 양성을 위해 번역 아카데미 교육기간을 2년으로 확대했다. 

미국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는 "시란 번역하는 순간 사라진다"고 말한 바 있다. 그렇지만 김성곤 원장은 "번역이 없으면 외국 시는 읽을 수조차 없다"며 "번역본으로 읽어도 여전히 감동적인 시는 많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시인 푸시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가 한국에 번역돼 폭넓은 사랑을 받은 것처럼 번역의 역할을 폄하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한국작가들이 해외에 알려지고 각광받기 위해서는 번역·출판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특히 영어번역과 영미권 출판사의 출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미권에서 뜨면 전 세계로 확산되기 때문이다. 그는 또 "좋은 원작, 번역, 출간은 한국문학 세계진출의 3대 필수 조건"이라며 "'한국문학의 해외진출은 곧 한국의 정신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것'이라는 사명감으로 번역·출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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