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영현·박상연의 페르소나, 신세경

입력 : 2016-04-01 07:00

[사진 제공=나무엑터스]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조선 건국보다 700년 앞선 시대를 그린 드라마 ‘선덕여왕’(2009)을 거쳐 조선 건국 초기를 다룬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2011)를 지나 조선 건국을 다룬 ‘육룡이 나르샤’까지 오면서 하나의 세계관을 수직적으로 연결한 김영현·박상연 작가는 이 모든 작품에 배우 신세경을 출연시켰다. 사극 불패 신화를 써내려간 두 사람이 세 번이나 러브콜을 보낸 유일한 배우, 신세경을 지난달 29일 만났다.

“누군가에게 신뢰를 받는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 같아요.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저도 두 작가님을 신뢰하죠. 사실 ‘육룡이 나르샤’를 출연 제안받았을 때 ‘냄새를 보는 소녀’ 촬영에 한창이었을 때라 시놉시스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진짜 역대 최고급으로 빠듯한 일정이었거든요. 그럼에도 두 분에 대한 신뢰로 출연을 결정했습니다.”
 

[사진 제공=SBS]

김영현·박상연 작가가 신세경에게 맡긴 캐릭터는 가상 인물, 분이다. 그간 사극에서 여성은 성적 매력을 활용해 왕의 총애를 얻어 친정 가문을 일으키거나, 제 욕망을 채우기 위해 왕을 치마폭에 싸고 꼭두각시처럼 부리는 존재로 치부됐다. ‘육룡’ 중 유일한 여성인 분이는 달랐다. “첩이 되기는 싫다”며 이방원의 청혼을 거절하고 평범한 백성으로 남기를 자처했으며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을 이끌고 섬으로 가 공동체의 지도자가 된다.

신세경은 이런 분이에게 ‘반했다’고 표현했다. “분이는 능동적 여성의 표본이었어요. 제가 가지지 못한 모습이라 더 동경하고 연모했던 것 같아요. 저는 겁도 많고, 두려움도 많은 사람이거든요. 작가님들이 분이를 통해 전달하려고 했던 메시지를, 분이가 품은 꿈을 잘 표현했는지 모르겠어요. 분이에 비해 제 그릇이 너무 작은 것 같아요.”

과한 겸손이다. 본격 제작을 앞둔 지난해 9월 만난 김영현, 박상연 작가는 가장 믿음직한 배우로 신세경을 꼽았다. 사극의 본좌로 불리는 김명민과 당시 영화 ‘베테랑’과 ‘사도’를 동시에 흥행시키며 추석 극장가를 장악한 유아인이 아닌.

“정말 작가님들이 그렇게 말해주셨냐”며 반색한 신세경은 “아쉽고 부끄러움이 남지만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그 부끄러움과 아쉬움의 크기가 작가님의 전작인  ‘뿌리 깊은 나무’ 때보다는 작아졌다는 것이다.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 그리고 그 정도를 줄였다는 것으로 위안 삼겠다”고 했다.

용비어천가의 1장인 ‘육룡이 나르샤’, 2장인 ‘뿌리깊은 나무’를 3차원으로 구현한 김영현·박상연 작가는 3장인 ‘샘이 깊은 물’의 드라마화에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샘이 깊은 물’ 출연 제안이 오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더니 신세경은 냉큼 대답했다.

“또 불러주신다면 당연히요! 작가님이 쓰시는 여성 캐릭터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가 기대가 되고 믿음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하겠다’고 대답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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