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도 모라자 형제에 사장님·사돈의 팔촌까지 '아이돌 공해' [설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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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0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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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게으른 안일함은 2016년 설 연휴에도 어김없이 반복됐다. 10일 대체 휴일까지 닷새. TV 앞에는 할머니부터 손자까지 삼대가 모여 앉았는데 TV 안에는 아이돌만 가득이다.

선두에는 지난 2010년 추석 특집을 시작으로 올해 12회째 맞은 MBC '아이돌 스타 육상 씨름 풋살 양궁 선수권 대회'가 있다. 물량공세가 자랑인 이 프로그램에 나오는 아이돌은 무려 300여 명. 정상급이 아닌 출연진이 대부분이라 젊은 사람이 봐도 이름에, 소속 그룹도 모르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TV를 점령한 아이돌은 공세를 넘어 공해 수준인데도 방송사는 덜할 생각은 않고 더할 생각뿐이다. 아이돌은 물론 그들의 형제까지 내세운 KBS '우리는 형제입니다', 대세 아이돌과 소속사 사장님이 출연하는 SBS '사장님이 보고 있다'에 KBS '전국 아이돌 사돈의 팔촌 노래자랑'까지…난생처음 보는 아이돌도 모자라 그 사돈에 팔촌이 떠들고 노는 모습을 지켜보게 됐다.

아이돌을 내세우지 않은 프로그램에도 아이돌은 어김없이 등장한다. 국내 가수와 일반인이 듀엣 파트너 돼 노래하는 MBC '듀엣 가요제'의 출연진 중 아이돌이 아닌 가수는 MC를 제외하고 나면 홍진영 뿐이고, 9년 만에 돌아온 이경규표 몰라 카메라, MBC '몰카 배틀-왕좌의 게임'도 그룹 걸스데이 멤버 혜리를 타켓으로 한다.

아이돌은 한정적인데 아이돌을 원하는 프로그램은 넘쳐나다 보니 채널을 돌려도 그 얼굴이 그 얼굴이다. 일례로 그룹 EXID는 '본분 올림픽' '우리는 형제입니다' '사장님이 보고있다' '먹스타 총출동' '전구 아이돌 사돈의 팔촌 노래자랑' '아이돌 스타 육상 씨름 풋살 양궁 선수권 대회' 등 6개 프로에 출연한다.

민족의 명절에 '아이돌TV'를 자청한 지상파를 보는 시청자의 눈빛은 날씨만큼 차다. 지난 추석 지상파 3사가 내놓은 명절용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낸 것은 '아이돌 스타 육상 씨름 풋살 양궁 선수권 대회'였는데 그조차도 단 자릿수 9%대 시청률을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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