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줄리안 퀸타르트 "한국어 유창한 벨기에 DJ…때를 잘 만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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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2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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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비앤비 엔터테인먼트]

아주경제 신원선 기자 =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며 한국 사회 문제에 대해 거침없이 토론하던 벨기에 청년은 본업인 DJ로 돌아갔다. 휴식기를 가진 줄 알았는데 이게 웬 걸, 방송 활동하던 때보다 더 바쁘다. 24일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에서 만난 줄리안 퀸타르트는 인터뷰 당일에도 분주한 모습이었다.

"죄송해요. 오늘도 원래 사무실에서 행사가 있어서 제가 정신이 없네요. 5월까지는 JTBC '비정상회담' '너의 목소리가 보여'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등 촬영이 끊임없이 잡혀있어서 바빴어요. 지금요? 여유가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방송 한창 할 때보다 더 바쁜 것 같아요. 그동안 미뤄두었던 공부도 시작했고, 본업인 음악 활동에도 매진해야하니까요. 8월에 잡혀있는 공연 준비로 하루종일 연습하다보면 쉴 시간이 없는 건 똑같더라고요."

오는 8월 줄리안은 샘 오취리, 로빈, 일리야, 수잔, 블레어 등과 함께 '멀리서 온 정상급 미남들과의 수다' 팬미팅을 앞두고 있다. 또 '2015 KEMF' DJ 페스티벌, '2015 비욘드 더 풀 파티'를 통해 화려한 디제잉을 선보일 예정이다. 

2006년 SBS '잘먹고 잘사는법-티에리, 필립, 줄리안의 팔도유람기'를 통해 대중 앞에 얼굴을 알린 줄리안은 '봉주르'라는 그룹으로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으며,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 레슨2', '앵두야 연애하자' 등에 출연하며 연기에도 도전했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JTBC '비정상회담' 오디션을 보게 됐고, 로빈(프랑스)과의 티격태격 케미를 선보이며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 최근 해당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방송 하차가 아쉽지 않은지 묻자 줄리안은 환한 미소와 함께 "많은 분이 물어본다. 그런데 전혀 아쉽거나 서운하지 않다. 방송을 하다보니까 흐름이 있다는 걸 일찍부터 깨달았고, 가수들이 휴식기를 가졌다가 다시 컴백하는 것처럼 그런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프로그램에 출연하기까지 확보된 이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다음 번에 기회가 왔을 때 한 층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비앤비엔터테인먼트]

'팔방미인'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줄리안. 그는 연기에 있어서는 욕심이 없다고 밝혔다.

10년 전만해도 '외국인 방송인' 하면 떠올리는 사람은 로버트 할리, 이다도시가 전부였다. 당시 봉주르 활동으로 이슈가 됐던 터라 연출 감독이 직접 줄리안에게 전화를 걸어 캐스팅했다.

"'동갑내기 과외하기2'에 이어서 SBS 드라마 '날아오르다'에도 출연했었어요. 아마 그 드라마에서 맡았던 배역이 제가 해왔던 역할 중 가장 비중있는 역할이었어요. 당시에는 '연기를 조금만 배우면 한국에서 배우로 성공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발음이 문제더라고요. 불어로 말할 때도 생각보다 말이 먼저 나와서 지적받는 마당에 한국어는 오죽하겠어요? (웃음) 그리고 외국인이 맡을 수 있는 역할이 많지가 않아요. 만약 제의가 들어온다면 기쁘게 출연하겠지만 연기자로 성공할 생각은 없어요. 저는 본업인 DJ로 대중과 음악으로 소통하면서 살고 싶어요."

함께 활동했던 봉주르 멤버들의 근황에 대해서도 짧게 언급했다. 

"봉주르 활동할 때 티에리와 필립의 나이가 지금 제 나이보다도 더 많아요(웃음) 사실 그당시에 저는 미성년자였거든요.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막걸리도 마시고 했었는데 사실 미성년자인데 방송에서 그냥 마셨어요. 이제와서 문제되는 건 아니겠죠?(웃음) 봉주르가 해체됐던 이유는 티에리의 아내가 프랑스에서 살기를 원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해체하게 됐어요. 필립도 지금은 어엿한 한 가정의 가장이고, 홀트아동복지회에서 홍보활동을 오랫동안 해온 걸로 알고 있어요."

과거의 인연도, 현재의 인연도 똑같이 소중한 줄리안에게 그래도 가장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친구를 꼽아달라고 하자 그는 룸메이트이자 DJ인 얀 카바예를 언급했다.

"얀과 저는 같은 DJ지만 음악 색깔이 같지는 않아요. 저는 하우스, 얀은 힙합 쪽이죠. 그래서 항상 함께 활동하지는 않지만 마치 유닛처럼 모여서도 활동하다가 독립적으로 공연하고 그래요. 이번에 주류회사 카스 유튜브 광고를 통해서 얀과 함께 DJ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 같아요."

최근 줄리안은 부천만화홍보대사에 위촉되는 영광을 안았다. '만화의 나라' 벨기에에서 온 줄리안은 한국에 온 계기 역시 만화때문이라고 입을 열었다.

"'틴틴'이라는 만화를 방송에서 소개한 적이 있어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만화인데 주인공 틴틴이 세계 각국을 돌아다녀요. 만화에서 아시아에 대한 내용을 많이 다뤘는데 아시아 권에 대한 환상이 생겼죠. 그러다보니까 세계지리에 관심이 클 수밖에 없었고, 고등학교 1학년 수업 때 지리 시간에 한국을 소개했어요. 당시 한국계 혼혈아 친구와 굉장히 친했거든요. 그리고 저희 집안의 전통(?)이랄까요? 1년 씩 교환학생으로 타국에 가는게 룰인데 저는 뻔한 나라는 싫었어요. '아시아의 라틴족' 한국을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1년이라는 시간 안에 한글은 왠지 빠르게 습득할 것 같았거든요."

[사진=비앤비엔터테인먼트]

이어 그는 최근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책이 있다며 작가 말콤 글래드웰의 '성공한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아웃라이어'를 권했다.

"누가 봐도 성공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에요. 책에서는 위인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물론, 그 분들이 훌륭하기도 했지만 시기를 잘 만났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저의 상황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제가 훌륭하고 잘났기 때문이 아니라, 때를 잘 만난 거죠. 지금 한국 사회는 문화를 밀고 있어요. 이러한 시대에 외국인 신분으로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는 저같은 친구들은 한국이 기회의 나라인 셈이죠. 지금 제가 이 땅에서 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는 게 굉장한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외출할 때 웃음을 지니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하는 줄리안은 "대중에게 볼 때마다 행복해지고, 좋은 에너지를 주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람마다 '좋은 친구'의 기준이 다양하겠지만 저는 멋진 사람이 되어서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좋은 친구라고 생각해요. 제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면 주변인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손을 내밀 수 있잖아요? 저로 인해 함께 빛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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