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퓨리의 셔먼 전차와 동북아 합종연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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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1-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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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한 전쟁영화 '퓨리'가 개봉을 앞두고 극장가를 달구는 모양이다. 영화는 2차 세계대전 말 독일군과 미군이 유럽에서 펼친 전차전을 그리고 있다.

영화속 주인공 전차는 독일의 티거와 미국의 셔먼 전차다. 티거는 그 당시 기술력을 뛰어넘는 성능을 지니고 있어 한 대의 독일군 티거 전차를 파괴하기 위해서는 네다섯대의 셔먼 전차가 필요했다고 한다.

그러나 티거 전차는 만들기가 까다롭고 운용에 어려움이 많았던 반면 셔먼은 미국의 물량 공세로 수만대씩 찍어서 유럽 전선으로 공수됐다. 결국 유럽 전차전의 승자는 셔먼전차의 몫이됐다.

올해 말 줄줄이 이어진 다자 회의를 무대로 동북아지역의 신 합종연횡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우리 외교부도 격동의 동북아 외교전에 본격 가세했다.

지난 1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갈라만찬에서 8개월만에 일본 아베 총리와 '조우 형식의 대화'를 가졌던 박 대통령은 13일 미얀마 네피도에서 열린 아세안(ASEAN)+3(한·중·일) 정상회의에서는 한·중·일 3국 정상회담 개최를 전격 제의했다.

다양한 의제들을 펼쳐내고 대화를 주도한 점이 인상적이라는 평이다. 우회전략이든 주도권 장악이든 박 대통령의 3국 정상회담 제안은 경색된 한일 관계에 숨통을 트이게 했다는 점에서는 일단 긍정적이다.

그러나 양국 관계가 실질적인 관계 개선으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그 첫 고비는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본이 끝내 과거사의 진실과 담을 쌓는 자세를 취한다면 우리 정부로서는 운신의 폭이 거의 없게 된다.

동북아 지역은 역사적으로 강대국들의 힘겨루기가 끊임없이 진행됐던 곳이다. 홀로 강적을 맞아 독립된 작전을 펼치기 어렵다는 뜻이다. 우리 외교 당국은 셔먼전차가 팀을 이뤄 티거전차를 격파한 퓨리의 이야기에서 배울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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