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기 영어교육 시작 비율 78.5%…연령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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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15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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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영유아기 영어교육 시작 비율이 78.5%에 이르고 연령도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은혜 의원(새정치연합)은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공동으로 ‘서울․경기지역의 조기영어교육 인식 및 현황’ 조사 결과를 15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유치원생․초등학생․고등학생의 최초 영어교육 시작 시기를 비교한 결과 영어교육 시작 연령은 낮아지고 조기영어교육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유치원에 다니는 유아가 영어교육을 처음 시작한 연령은 만 3세 27.7%, 만 5세 21.7%, 만 4세 20.9% 등 순으로 만 3~5세(유아기)에 영어교육을 시작했다는 응답을 모두 합친 결과 전체의 70.3%였고 영아기에 영어교육을 시작했다는 응답까지 합한다면 78.5%에 달했다.

초등학교 3학년의 경우는 만 5세에 영어교육을 시작했다는 응답이 29.0%로 가장 높았다.

현재 중학교 2학년은 28.9%, 고등학교 2학년은 26.5%가 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 시작했다고 응답해 가장 많았다.

영어를 시작할 때 이용하는 교육유형으로는 ‘유아교육·보육기관에서 실시하는 특별활동’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고 서울․경기 지역 유치원의 72.7%가 영어교육을 실시하는 것으로 집계되는 등 사실상 공교육 현장이 유치원에서 조기영어교육이 시작되고 있었다.

현재 유치원생(만 5세)이 영어교육을 시작할 때 처음으로 이용한 교육유형은 유아교육·보육기관(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의 특성화프로그램·특별활동이 65.9%로 가장 많았고 학습지나 교재·교구와 같은 개별 교육 상품이 20.8%, 첫 영어교육으로 반일제 이상 영어학원을 선택했다는 응답도 3.5%에 달했다.

초·중·고생들의 조사에서도 현재 초등학교 3학년,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2학년 학생들이 영어교육을 처음 시작할 때 가장 많이 선택한 프로그램 또한 유아교육·보육기관의 특성화프로그램·특별활동이 50.3%였고 시간제 영어학원 26.1%, 개별교육상품이 26.0%였다.

유치원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71.9%가 조기영어교육에 찬성한 반면 유치원 원장·교사는 40.8%만이 찬성해 부모와 전문가들 사이의 인식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43.1%만이 조기영어교육에 찬성해 부모들 사이에서도 자녀의 연령이 높을수록 조기영어에 찬성하는 비율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이미 조기영어교육을 경험한 부모일수록 조기영어교육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것으로 유 의원실은 해석했다.

학부모들에게 조기영어교육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현재 유치원생(만 5세) 자녀를 둔 부모의 71.9%, 초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부모 48.8%, 중학교 2학년 자녀를 둔 부모 44.9%, 고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부모 43.1%가 유아기 영어교육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유치원 원장과 교사는 조기영어교육(영유아 영어교육)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40.8%, 반대한다는 의견이 59.2%로 부모들에 비해 반대 의견이 찬성 의견보다 높게 나타났다.

초등학교 1학년 학급 담임을 맡고 있는 교사들은 취학전 영어교육에 대해 25%가 취학 전 영어교육에 찬성을 한다고 밝혔고 75%가 취학 전 영어교육에 대해서는 반대의 입장 나타냈다.

교육 전문가라 할 수 있는 교사들의 의견도 학부모들의 조기영어교육열과는 반대되는 입장을 보이면서 부모와 교사간의 의견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학부모들의 경우 유아교육 전문가에 비해 ‘일찍 시작할수록 효과가 좋다’는 조기영어교육의 실효성을 믿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유아기 영어교육에 찬성하는 이유로 현재 유치원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앞으로의 국제화 시대에 누구나 영어사용이 중요하므로’가 37.1%, 초중고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외국어 교육은 조기에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에’가 43.3%로 가장 높았다.

원장·교사들은 조기영어의 효과를 인정해 조기영어교육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32.6%에 불과했으나 ‘국제화 시대’, ‘이미 일반적 현상’이라는 사회적 분위기와 외부적 요인을 찬성이유로 든 응답이 67.3%로 2배 이상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영유아 발달의 적합성을 고려해 영어교육이 필요하다기보다는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조기영어교육 열풍과 국제화 시대라는 사회적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조기영어교육의 필요성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치원 원장·교사는 조기영어교육에 반대하는 이유로 52.8%가 ‘유아의 발달·교육상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라고 가장 많이 답했고 16.5%는 ‘모국어 습득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라고 응답하는 등 영어교육은 유아 시기의 발달과업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판단한다는 응답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첫 영어교육의 유형으로 가장 많이 선택되는 유아교육기관내 영어교육 현황을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유치원의 72.7%가 영어교육을 실시하고 있었고 이러한 배경에는 학부모의 요구가 85.2%로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공립 유치원은 42.9%가 영어교육을 실시한다고 응답한 반면 사립유치원은 83.9%가 영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답해 국공립과 사립 유치원간의 차이가 컸다.

서울·경기 지역 대부분의 유치원은 영어교육을 실시하고 있었으나 배경에는 학부모의 요구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나 건전한 유아교육 방침이 교육 현장에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유아교육기관의 영어교육은 부모가 기관을 선택할 때 하나의 기준으로도 작용해 유치원 입장에서는 원아 모집과 직결되는 문제로 부모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게 되고 기관 고유의 교육방침이나 개별 유아의 발달을 고려하기보다 영어교육을 우선시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아교육기관에서 실시하는 영어교육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7%만이 찬성의 의견을 밝혔음는데도 실제 운영비율은 이보다 높은 72.7%로 나타난 것은 사회적 흐름과 부모의 요구를 거부하지 못하는 일부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만 5세 자녀를 둔 부모들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유아교육관이나 기대하는 자녀상과 현실에서의 교육형태가 모순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현재 유치원생 자녀를 둔 부모의 경우 바람직한 유아기 교육의 내용으로 인성지도를 32.4%로 가장 많이 꼽았고 영어 등 외국어지도는 1.7%에 그쳤다.

기대하는 자녀상을 묻는 질문에서도 ‘건강하고 튼튼한 아동’을 기대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27.5%로 가장 많았고 ‘외국어 능력이 뛰어난 아동’은 1.5%로 가장 낮았다.

부모들이 이렇게 인성지도나 생활습관 지도를 바람직한 유아교육상으로 생각하면서 자녀의 외국어 능력보다는 다른 요건들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에도 정작 유아기의 조기영어교육에 대해서는 71.9%가 찬성의 의견을 나타낸 것은 모순적인 현실로 부모들은 자녀의 인성교육과 전인적 발달을 원하면서도 영어에 대한 욕구와 불안함 사이의 딜레마에 빠져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유 의원실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영유아의 발달·성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는 영유아 영어교육의 위험성에 보다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부모들의 불안감을 더욱 부추기는 사회적 요인들을 제거해 영유아 적기교육을 위한 사회적 풍토가 마련돼야 하고 유아교육·보육기관이 본래의 교육적 가치를 추구하며 영유아의 건전한 발달과 성장을 우선시 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기영어교육의 실태와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 진행된 이번 조사는 지난달 서울경기지역 유치원 및 초중고 학부모, 유치원 원장 및 교사,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유은혜 의원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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