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중국비즈(17)] 중국 '생수 전쟁'...백두산 세계 3대 광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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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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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편집부]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물 시장이 뜨겁다. 중국 13억 인구가 물을 마시기 때문에 시장 규모가 워낙 큰 데다가 베이징 등 북부지방에서는 물에 석회질이 많아 바로 마실 수 없다. 급격한 공업화로 수질 오염이 심해진 것도 중국인들이 생수를 많이 찾는 이유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중국인의 소득 수준이 과거에 비해 향상된 데다가 식품 안전사고가 끊이질 않는 상황 속에서 중국인들이 점차 고급 생수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고 있다.

▲ “물로 보지마” 프리미엄 생수시장 ‘활짝’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체 생수 생산량은 6651만1400t에 달해 전년보다 19.57% 증가했다. 특히 이중 고급 생수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중국상업정보망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프리미엄 생수 시장 판매액 증가율은 42.6%로 중저가 생수시장 증가율(16.3%)의 3배 가까이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고급 생수 판매규모가 지난해 50억 위안을 초과해 오는 2015년엔 100억 위안(약 1조65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대륙에 어마어마한 물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중국 국가표준에 따라 생수는 크게 순정수, 광물질수, 천연지표수, 천연광천수 등 네 가지로 나뉜다.

순정수는 말 그대로 증류수다. 빨간색 병에 들은 와하하(娃哈哈)가 대표적이다. 순정수는 살균작업을 거쳐 무균상태임을 강조한다. 그러나 중국 전문가들은 미네랄, 즉 광물질을 함유하지 않은 순정수는 장기음용하면 건강에 좋지 않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생수가 바로 광물질수다. 캉스푸(康師傅)와 코카콜라 생수가 대표적이다. 광물질수는 일반 생수에 미네랄 물질을 인공적으로 첨가한 것이다. 천연 광천수와는 다른 개념이다.

그리고 눙푸산취안(農夫山泉)으로 대표되는 천연수다. 농푸산취안 생수는 광천수는 아니다. 수질이 1급 이상인 호수 및 시냇물을 생수로 가공한 것이다. 특히 농푸산취안은 “우리는 물을 만들지 않는다. 다만 대자연의 운반공일뿐이다"는 문구로 순정수와의 차별화 전략을 내세워 시장에 안착했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 언론에 의해 취수원 오염 문제가 부각되면서 ‘수돗물보다 못한 생수’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헝다(恒大)생수, 쿤룬산(昆侖山) 설산 광천수, 5100 시짱(西藏) 빙천 광천수, 그리고 에비앙·볼빅 등 외국 생수로 대표되는 생수가 바로 천연 광천수다. 이것이 최근 각광받고 있는 프리미엄 생수다.

중국 내 생수가격은 1위안(약160원) 대서부터 10위안(약 1600원) 대까지 천차만별이다. 일반생수와 고급생수 소비자가격 차이가 어마어마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슈퍼마켓에서 순정수나 광물질수 가격은 1위안대다. 농푸산취안이 2위안대, 그리고 헝다생수가 3위안 대다. 쿤룬산 생수 510ml가 4위안대, 시짱 5100 설산 광천수 가격은 500ml가 8위안이 넘는다. 에비앙 등 외국산 생수 가격도 500ml짜리가 10위안을 훌쩍 뛰어넘는다.

현재 중국 고급 생수시장은 에비앙, 볼빅, 페리에 등 외국기업이 독점하고 있다. 에비앙이 중국 고급 생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달하고 있다. 중국 고급 생수시장에서 중국 기업 수는 100여개에 달하지만 소규모 업체가 난립한 탓에 시장점유율은 10~15%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에비앙’이 되기 위해 로컬 생수기업들은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 '스타 마케팅' 전쟁 치열

그러나 중국인들 사이에서 고급 생수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족한 편이다. 중국 농푸산취안, 캉스푸, 와하하 3대 일반생수가 중국 전체 생수시장의 50% 가까이를 점하고 있는 것에서 잘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중국인들은 순정수, 광물질수, 천연광천수 차이도 잘 모른다.  광물질수와 천연광천수를 동일한 개념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최근 중국 당국은 광물질수라는 개념을 없애고 광물질수와 순정수를 하나로 묶어 인공 포장음용수로 분류하는 생수 표준 개정안을 준비 중에 있다. 이는 향후 천연광천수를 중심으로 하는 고급 생수 시장 발전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고급 생수 기업들도 소비자들의 고급 생수는 ‘물맛’부터 다르다는 인식을 확실히 각인시키기 위해 광고에 어마어마한 비용을 투입한다. 대표적인 업체가 바로 헝다생수다. 헝다생수는 시장 진출 초기 중국 인기 스타인 판빙빙과 성룡을 광고모델로 내세운데 이어 최근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중국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김수현·전지현에 거액의 광고료를 주고 모델로 영입했다. 헝다생수의 취수원이 백두산이 아닌 중국이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내세우고 있는 ‘장백산(長白山)’으로 표기돼 있다는 점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헝다생수는 중국 국영 중앙(CC)TV 에 3억 위안짜리 광고를 수주했으며, 저장위성TV와도 수억 위안대의 광고를 수주하는 등 중국 고급시장의 ‘샛별’로 고급 생수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엄청난 ‘돈 공세’를 펼치고 있다. 최근 중국 TV, 버스, 지하철, 거리 곳곳에서 헝다생수 광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쿤룬산 설산 광천수도 이에 뒤질세라 중국 대표 테니스스타 리나를 수천만 위안을 주고 광고모델로 영입했다. 최근 중국 대륙에서 개봉해 대박을 터뜨린 할리우드 블랙버스터 ‘트랜스포머4’에도 중국인 배우 리빙빙이 생수를 마시는 장면에서도 중국의 한 생수업체 로고가 그대로 노출되며 간접광고 효과를 냈다.

이러한 광고 효과 덕분에 실제로 중국인들의 생수에 대한 인식도 점점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슈퍼마켓 매장에서 일반 생수가 점점 자취를 감추고 고급 생수가 그 자리를 메워나가고 있는 추세다.

▲백두산 물에 꽂히다

중국 지린(吉林)성 징위(靖宇)현 경제개발구에 5km이어진 도로 양 옆으로 와하하·캉스푸·농푸산취안·헝다생수 공장들이 빼곡히 몰려있다. 바로 백두산 수자원을 개발하려는 생수 기업들이다. 최근엔 중국 부동산재벌 완다(萬達)그룹 역시 백두산 수자원 개발에 뛰어들었다.

백두산 화산암반수는 20여종의 천연 미네랄을 함유, 맛과 품질이 뛰어나 러시아 코카커스, 스위스 알프스에 이어 세계 3대 광천수 수원지로 떠올랐다. 이에 백두산 수자원 개발을 둘러싼 생수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생수기업들도 뛰어들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012년 10월부터 백두산 남쪽 창바이현에서 물을 채취해 국내에서 ‘백두산 하늘샘’이란 브랜드 생수를 판매해왔으며, 지난 5월초부터는 중국 내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농심 역시 2012년 12월부터 백두산 북쪽 안투현의 물을 채취한 ‘백산수’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내에서도 판매해왔다. 농심은 최근엔 내년 9월 생산을 목표로 백두산에 2000억원을 들여 투자로 연산 100만t의 백산수 신공장도 건설 중이다. 커져가는 중국 물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심산이다.

다만 지난 6월 백두산 지역 관할인 지린성 당국이 백두산 지역 생수원 일대를 시찰하며 수자원 보호를 강조한 이후 일각에선 중국이 수자원 보호를 이유로 채수권을 제한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흘러나오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백두산 물을 무기로 중국 기업들은 전 세계 고급 생수시장에 도전장도 내밀었다. 주인공은 바로 한류스타 김수현과 전지현을 모델로 내세운 헝다생수다. 지난 5월 헝다생수는 유럽의 영국 스페인·네덜란드·독일 등을 비롯해 미국·아시아·호주 28개국과 수출 계약을 체결해 생수를 판매하기 시작한 상태다. 헝다생수는 생수 수출이 전무했던 중국에서 중국산 생수의 글로벌 시장 진출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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