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복고가 강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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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1-1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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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 상품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 일명 '똥싼바지'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X세대, 삐삐를 들고 공중전화 박스 앞에 줄선 사람들, 층별로 노는 물이 갈리던 락카페,  농구대잔치….

20년전 젊은이들을 설레게 했던 풍경이 2013년 대한민국에서 '복고' 문화로 부활해 사회를 강타하고 있다.

8월의 크리스마스ㆍ러브레터 등 당시를 풍미했던 영화가 극장가에 다시 걸리는가 하면, 1990년대 청소년을 열광케 했던 '떡볶이 코트'도 패션트렌드로 재등장했다. 

과장된 눈썹과 촌스러운 붉은 립스틱을 내세운 레트로(복고)풍 화장품도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복고 열풍은 현재 한 케이블TV에서 방영하고 있는 '응답하라 1994'라는 프로그램의 영향도 크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패션ㆍ뷰티ㆍ문화 등 산업 전반에 '복고'를 주제로 한 상품이 봇물처럼 출시,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은 리복이 최근 출시한 복고풍 농구화 '샤크어택'이다. 이 제품은 90년대 인기드라마에 등장,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리복 관계자는 "90년대 농구 열풍 당시에는 너무 비싼 가격 탓에 망설이는 소비층이 많았지만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복고 열풍이 불면서 관련 제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200% 이상 성장했다"고 전했다.

케이스위스도 최근 감성의 가죽 테니스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클래식 라이트'와 복고풍 트레이닝복 '클래식 오리지널'을 선보였다. 

케이스위스 관계자는 "최근 복고 패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해 클래식한 느낌의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로스펙스는 83년에 출시됐던 제품을 재현한 '헤리티지' 라인 6종을 최근 내놨다. 

회사 관계자는 "10대에게는 복고풍 패션 아이템으로 30대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되살려줄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했다. 

크록스 역시 1980년대 인기를 끌었던 '레트로 스니커즈'를 출시해 현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뷰티업계도 1960~90년대 복고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레트로 메이크업’이 주요 트렌드로 떠올랐다.  실제로 슈에뮤라ㆍ맥, 끌레드뽀보떼ㆍ아모레퍼시픽 등 국내외 유명 화장품 회사들은 관련 상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와 에뛰드는 복고 감성을 자극하는 '컬러 글로우 립스틱'과 '로지틴트립스'를 하반기 주력상품으로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레드ㆍ버건디ㆍ오렌지 등의 컬러로 구성돼 선명한 발색력을 자랑하는 립스틱이다. 특히 수입브랜드 끌레드뽀 보떼가 출시한 '레드 립스틱'은 출시 20일 만에 완판되는 기록도 세웠다.

애경도 올해 화장품 전문브랜드 루나를 론칭하면서 메이크업 트렌드로 복고스타일의 '배드갤스'를 제안했다. 배드갤스는 60년대 유행했던 메이크업 스타일처럼 짙은 아이라인과 인형같은 속눈썹, 선명한 립컬러로 대표되는 복고풍 메이크업을 뜻한다. 

애경 관계자는 "최근 복고 열풍이 불면서 레드ㆍ오렌지 등 강렬한 컬러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도트무늬, 스트라이프 패턴에 '배드갤스'스타일로 화장을 하면 세련된 복고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복고열풍에 문화 공연업계도 들썩이고 있다. 

극장가에서는 '라붐' '러브레터', '8월의 크리스마스'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영화가 재상영 되고 ‘친구’, ‘나의사랑나의신부’처럼 리메이크 되는 영화들도 등장했다. 

공연업계에서는 이승철ㆍ이문세ㆍ현진영ㆍ김건모 등 8090시대를 대표하는 가요로 구성된 뮤지컬 ‘젊은이의 행진’이 대박 행진을 보이며 복고 열풍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안방극장에 닥친 복고 열풍이 패션, 문화 등 산업 전 영역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며 "관련 열풍을 일으켰던 당시 10대들이 현재 20~30대 중장년층으로 성장하면서 구매 여력이 생기자 이들을 중심으로 추억을 자극하는 상품들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장기화된 불황도 소비자들이 새로운 아이템보다 복고 아이템을 찾는 주된 이유 중 하나"라며 "향수를 자극하고 추억을 공유하는 현상은 트위터와 SNS 등 소셜미디어와 만나면서 더욱 확장, 증폭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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