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관들은 최근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조정했다. 세계은행은 지난 19일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8.1%에서 8.4%로 상향 조정했다. 세계은행은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 시행에 힘입어 중국 경제가 지난 10월 예상했던 8.1%보다 더 높은 성장을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중국은 최근 몇 달간 성장률이 둔화하자 지난 6월 이래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으며 지급준비율 인하를 통해 시중에 위안화 유통량을 늘렸다. 아울러 1500억 달러 이상의 사회기반시설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경기둔화가 현재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HSBC는 지난 11일 중국의 내년 성장률을 8.6%로 제시했다. 근거는 단연 대형 건설투자 프로젝트와 주택시장 회복세였다. 내수진작을 통한 소비지출 확대도 낙관론을 더한다. HSBC는 내년 중국 거시경제 5대 포인트로 △경제의 완만한 반등 △통화팽창 유지 △적극적 재정정책 △금융분야 개혁 △위안화 국제화 지속 추진을 꼽았다.
또한 지난 16일 이틀간 일정을 마치고 폐막한 중국공산당 주최 중앙경제공작회의 역시 2013년 경제 성장 목표치를 올해목표치와 같은 7.5%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공산당은 사회안정과 경제성장을 담보하는 최저한의 성장률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7.5% 목표는 상당히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또한 경제공작회의는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신중한 통화정책이라는 기존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으며, 도시화를 통한 내수확대 잠재력을 높이자는 정책목표를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경제의 문제점들은 여전히 상존해 있다. 우선 수출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의 외부충격은 중국경제에 치명적이다. 유럽에서의 개혁 지연과 미국 정치권의 재정절벽 협상 난항 등으로 인해 중국으로 자금이 급격히 유입될 경우 물가상승과 자산거품이 유발된다. 또한 물가상승과 경기과열을 막기 위해 투자를 급격히 위축시켜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는 세계은행을 비롯한 유수의 기관들이 모두 인정하는 바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 23일 부동산버블 불안과 경제개혁 문제 등 불안 요소 때문에 중국이 전망을 밑도는 경제 성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포브스는 올 연말 중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는 대출 여건을 완화하고 주택 부문에서 건설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난 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 밖에도 각국과의 환율전쟁, 무역분쟁, 영토분쟁 등의 대외마찰도 중국경제 순항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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