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硏 "내년 3.3%…불황형 흑자-디플레이션-스태그플레이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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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9-0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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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진오·신희강·유지승 기자= 수출보다 수입 감소폭이 더 큰 '불황형 흑자'가 지속되면서, 내년도 한국 경제성장률이 3.3%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디플레이션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3일 한국경제연구원(원장 최병일, 이하 한경연)이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주최한 ‘한국 및 세계경제 긴급진단 -글로벌 경기침체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세미나에서 변양규 한경연 거시정책연구실장은 "유럽의 경기침체로 우리나라의 對EU 직·간접 수출이 각각 20% 가량 감소할 가능성이 있으며, 우리 경제가 하반기에 2.5% 성장해 연간 2.6% 성장에 그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변 실장은 내년 경제성장률 역시 3.3%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증가율은 5.9%로 올해 증가율 예상치(1.0%)보다 나아질 것이지만, 민간소비가 2.5%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민간소비는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가격의 하락과 가계부채 부담, 고용회복세 둔화 등으로 1.4% 성장하는데 그쳤다. 다만 내년에는 경기침체 완화가 예상되고 유가 및 환율 하락 등으로 실질구매력이 개선돼 2.5% 증가로 예측됐다.

내년 수출 환경 역시 녹록치 않다. 수출(명목,달러)증가율은 2012년 1.0%(하반기 0.8%)에서 2013년 5.9%로 예상됐는데, 신흥국 내수시장 확대와 한미FTA 효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영향으로 실질적 성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입(명목, 달러) 증가율은 2012년 1.2%(하반기 0.3%)에서 2013년 6.9%로 예상됐는데, 내년에는 점진적인 대내외수요 회복의 영향으로 연간 약 7% 수입금액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변 실장은 “기업들은 당분간 내수확충에 주력해야 한다”면서 “특히 대형 주택의 가격 급락과 가계부채의 질적 악화로 인해 민간소비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안정적 내수 확보를 위해서는 취약계층의 채무상환능력 향상, 신용경색 방지, 역모기지 및 지분총량제의 활용을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변 실장은 또 우리나라의 디플레이션 취약성지수(DVI)가 지난 2009년 4분기 이후 0.15(극히 낮음)에서 지난 2011년 2분기 이후 0.31(보통)으로 증가했다며 디플레이션의 가능성이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디플레이션은 경기 침체 속에 물가상승률도 함께 둔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실제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1.2% 상승하며 최근 12년 3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그는 저조한 성장률에 고물가가 동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도 동반 우려가 된다고 설명했다. 변 실장은 “원자재가격, 곡물가격 상승 등으로 생산비용이 상승하고 그간 억제됐던 일부 공공서비스 가격 상승 요인이 존재한다”며 “경기침체기에 생산비용 증대에 의한 가격상승은 스태크플레이션 가능성을 키운다”고 설명했다.

장기 복합형 불황으로 고착화되고 있는 유로존 위기가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는 발언도 이어졌다.

오정근 고려대학교 교수는 “현재 유럽의 위기는 남유럽 개별국가들의 재정위기 및 금융규제감독 위기가 유로존 전체 금융기관의 제도적 위기로 확산된 장기 복합형 불황”이라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경제의 장기 저성장 가능성이 높고 내년 상반기 이전까지 가시적인 회복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시장을 위기의 돌파구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문형 산업연구원 박사는 “중국의 종합적인 국력을 감안하면 8%대 성장이 여전히 가능하지만 지방정부 채무문제로 인해 대규모 재정정책 추진이 어려운 상황에서 내수부양을 위한 소비지원정책이 확대될 것”이라며 “중국정부의 소비자지원정책, 투자확대정책으로 인한 수입수요 유발효과를 선점하기 위한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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