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선물거래업체 SNS서 여전히 극성…당국적발 무색

  • '수수료 무료' 강조하며 투자자 유혹…적발해도 '효과無'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A씨는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 불법 선물계좌 대여업체를 알게 됐다. 해당 업체의 SNS에 접속하니 수수료가 없는 대여계좌라는 부분이 눈에 띄었다. 그는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진 점을 감안해 선물 매도 포지션에 투자를 결정했다. 그런데 갑자기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 먹통이 됐고 보증금도 돌려주지 않고 선물대여 업체는 연락이 끊어졌다.

금융당국의 고강도 규제에도 불구하고 불법 선물계좌 대여업체들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최근에는 SNS를 통해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본지가 SNS를 통한 불법 선물계좌 대여업체 실태를 조사해 본 결과, 이들 업체는 카카오톡이나 트위터 등 SNS에 ‘수수료 없는 미니선물 대여계좌’ 내용의 광고를 불특정 다수를 향해 무차별로 보낸 뒤 자사 사이트 가입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당국이 지난 4월 말부터 열흘간 선물대여 계좌업체와 미니선물 계좌업체 등 불법금융투자업체를 점검한 결과 82곳을 적발해 수사기관에 통보했음에도 이들의 영업활동은 SNS로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심지어 이들은 대부분 ‘제일 안전한 회사’ ‘수수료 무료’ ‘손실 보상 이벤트 실시’를 강조하면서 투자자들을 유혹했다. 하지만 이러한 문구들은 전형적인 불법업체들이 사용하는 사기수법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손실 보상을 해준다고 기재한 업체치고 실제 보상이 이뤄진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는 게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다.

실제 SNS로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업체의 매매제도를 봐도 수상하기 그지없다. 정상적인 선물계좌 대여업체에서는 실시간 출금과 입금을 막지 않지만, 이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입출금 시간을 제한하면서 요청 시 5분내 처리한다고 밝혔다. 또한 보통 증권사를 통해 거래할 경우 1500만원의 증거금이 필요함에도 50만원으로 줄여놓기도 했다. 이보다도 낮은 금액을 증거금으로 받는 업체도 있었다.

선물계좌 대여란 무인가 불법금융투자업체가 다수의 계좌를 개설해 선물투자자에게 대여하고 수수료 등을 취하는 행위로서 선물거래에 필요한 증거금 납입을 회피하려는 투자자들이 주로 이용한다.

이러한 불법업체들이 난립하게 된 것은 금융당국이 옵션매수 전용계좌를 작년 7월 말 폐지하면서부터다. 여기에 8월부터 기본예탁금 규모가 1500만원 이상인 경우 주식워런트증권(ELW) 신규 투자자 자격을 허용한 데 이어 9월부터는 예탁금이 부족하면 기존 투자자의 거래도 제한했다. 이처럼 규제가 강화되자 소액투자자들이 선물계좌 대여업체로 눈길을 돌렸다는 것.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들 업체의 활동 영역이 SNS으로까지 퍼졌다는 것은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단속만으로는 이들을 막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금융당국이 파생상품 증거금을 상향 조정할 경우에 대비해 사전에 더 철저한 예방책을 만들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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