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학자 “北 2010년에도 핵실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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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2-05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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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상원 기자) 북한이 지금까지 알려진 2006년과 2009년 외에 2010년에도 핵실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과학학술지 네이처는 지난 3일자 인터넷판 뉴스를 통해 스웨덴 국방연구청의 대기과학 전문가 라스 에릭 데 예르가 이런 주장을 폈다고 보도했다.
 
 데 예르는 지난 2010년 8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비공식 핵문제 전문가 회의에서 검토된 한국 방사성동위원소 자료는 물론 한반도 주변의 국제 감시망에서 측정된 자료를 1년간 추가 연구한 결과 이러한 결론을 내렸다.
 
 데 예르는 2010년 4월 중순과 5월 중순 두차례에 걸쳐 소규모 핵실험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방사성동위원소 제논-133과 제논-133m의 비율을 볼 때 2010년 4월 중순께 인공적인 폭발이 발생했으며, 또 제논보다 더 짧은 시간 동안만 자연계에 존재할 수 있는 방사성동위원소 바륨-140과 이 원소의 방사성 붕괴 결과물인 란타늄-140의 비율을 검토한 결과 2010년 5월 11일을 전후한 시점에도 인공적인 폭발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폭발 규모는 고성능 폭약 TNT 50~200톤을 터뜨린 것과 같은 정도라고 데 예르는 덧붙였다.
 
 나아가 그는 이 ‘실험’이 중수소나 삼중수소를 이용해 핵분열의 파괴력을 높이려는 의도였다는 논리를 폈다.
 
 일부 고성능 핵탄두에서는 폭발이 시작되면 함께 장치된 중수소나 삼중수소에 융합 반응이 일어날 정도의 압력을 가하고, 그 결과 발생하는 중성자를 이용해 핵분열의 ‘수율’을 높이는 경우가 있는데, 북한에서 이 방법을 실험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네이처는 2010년 5월 12일 북한이 “자체 기술로 핵융합 반응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것이 이번 주장과 연관됐을 수 있다고 풀이했다. 당시에는 한국은 물론 세계 과학자들로부터 북한의 발표를 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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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 예르의 주장에 대한 반론도 많다.
 
 미국 프린스턴대의 물리학자 프랭크 본 히펠은 방사성동위원소 자료들이 무기용 핵실험이나 융합 반응을 이용한 폭발성능 강화 실험에 의한 것으로 결론짓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데 예르가 주장하는 시점에 핵실험으로 인한 지질학적 진동 현상이 감지되지 않은 점도 주장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에서 수년간 활동한 지구물리학자 올라 달먼은 감시망이 촘촘한 한반도 일대에서 만약 핵실험이 있었다면 “뭔가가 감지됐어야 했다”는 견해를 보였다.
 
 미 몬터레이 국제문제연구소의 핵무기 비확산문제 전문가 제프리 루이스 역시 방사성동위원소의 감시체계만으로는 핵 관련 사고인지 혹은 원자로 사고인지 확실하게 증명할 수 없다며 데 예르의 주장이 “나에게는 와 닿지 않는다”고 밝혔다.
 
 데 예르의 연구 결과는 학술지 ‘사이언스 앤드 글로벌 시큐리티’ 4~5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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