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석 현대차 사장 "i40는 유럽 겨냥한 '꿈의 차'"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1-09-01 16:3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유럽은 힘든 시장… 맘 먹고 만들었다"<br/>"올해 40만대 내년 50만대 돌파 이끌 것"<br/>정몽구 회장 "연10만대 더 팔아라" 지시

1일 부산항 인근 크루즈 선상에서 열린 i40 신차발표회. 양승석 현대차 사장이 i40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산=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i40는 유럽을 겨냥한 '꿈의 차'다."

양승석 현대차 사장은 1일 부산항 인근 크루즈 선상에서 열린 i40 신차발표회에서 "유럽 공략은 힘들다. 자존심이 강하다. 각 국가별로 자국 브랜드에 대한 애국심이 있다. 그래서 맘 먹고 i40를 만들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단 출시 관련기사 참조>

마침 현대차는 최근 한-EU FTA 가 통과됐고 유럽자동차협회 회원사로 가입되는 등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양 사장은“현대차는 미국에서 5%, 중국에서 7%, 인도에서는 무려 20% 점유율을 넘어섰다. 하지만 진출한 지 30년째인 유럽은 3%(현재 현대차 2.9%, 기아차 2.1%)에도 못 미친다. i10~i30나 ix35(한국명 투싼) 등을 내놨지만 미진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 i40을 야심차게 준비했다”고 했다.

양 사장은 “i40을 통해 올해 점유율 3%, 40만대 판매를 돌파하고 내년에는 50만대 판매를 넘어설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정몽구 회장의 평가도 간접적으로 정했다. 정 회장이나 정의선 부회장이 타 봤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당연히 다 봤다. 제작과정부터 지켜봤다. 회장 뿐 아니라 프로젝트 관련 중역은 다 타보고 코멘트 한다”며 “정 회장은 ‘10만대 더 팔라’며 판매를 독려했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이날 선상에서 열린 신차발표회에서 i40를 통한 유럽 공략을 거듭 강조했다. 차량의 첫 공개 땐 비틀즈의 인기곡 ‘로큰롤뮤직’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실제 비틀즈 트리뷰트 밴드의 공연도 이어졌다. 곡명은 ‘아이 워너 홀드 유어 핸드(I wanna hold your hand)’.

이 곳에서는 이날 미디어 행사에 이어 2~3일에도 연이어 고객 초청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신차발표회장 모습.
i40 개발을 총괄한 황정렬 현대·기아차 연구개발총괄본부 이사 역시 “올 5월 미국서 쏘나타가 일본 경쟁모델인 도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를 제쳤다. 일본은 비상이 걸렸다. 이제는 유럽이다. 마음 먹고 만든 차”라고 강조했다.

그는 i40에 대해 성능 중심의 세단과 편의성 중심의 SUV를 결합한 왜건 스타일을 빗대 ‘두얼굴의 야누스’라는 애칭을 소개하기도 했다.

황 이사는 유럽 내 경쟁모델로 꼽히는 폴크스바겐 파사트의 신모델과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벅찬 상대”라면서도 “성능은 우리가 한단계 위”라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유럽에서는 현지 성격에 맞게 핸들링 위주로, 한국 출시 모델은 승차감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밝혔다.

세부적인 차이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국내 모델에는 고급스러움을 더하기 위해 라디에이터 그릴에 크롬바를 적용했다. 또 국내법규 대응을 위해 4.5㎝ 가량 짧게 제작됐다. 튜닝과 옵션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차량은 핸들링 뿐 아니라 유럽 현지 시장의 주력 모델인 왜건, 특히 디젤 엔진 모델을 겨냥해 만들어졌다. 가격대도 현지 고소득층 및 고위 사무직을 겨냥, 2만5000~3만 유로(4000만원 전후) 수준으로 맞춰졌다.

아울러 한국 시장에서는 ▲한-EU 자유무역협정(FTA)로 인한 유럽 수입차 방어 ▲중형-준대형 사이의 니치 마켓 공략 ▲고연비 디젤 상품 개발 필요 ▲탈(脫) SUV 수요 흡수라는 4가지 목적을 담고 있다.

기존 차급 사이의 니치마켓 개념 벨로스터나 i30 등에도 적용된다. 이들은 준중형과 중형의 사이에 독특한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왜건의 불모지’인 한국 시장에서는 이렇다 할 경쟁 모델이 없다. 이날 i40 상품소개 때도 직접 비교하기는 다소 애매한 르노삼성 SM5나 폴크스바겐 파사트 같은 가솔린·디젤 세단을 예로 들었다.

i40 모델컷.
2700만~3000만원인 이 차량을 고려하면 실제 구매층은 중형급 세단과 SUV 사이나 중형과 준대형 세단에서 고민하는 고객, 3000만원대 전후의 수입차 구매의향 고객이 될 전망이다.

회사는 내년 초께 '진짜' 내수 시장을 공략할 i40 세단 모델도 내놓을 계획이다.

조래수 현대차 국내마케팅실 부장은 농담조로 “마르샤의 부활을 헤드라인으로 잡으면 어떨까”라고 기자들에 전하기도 했다.

마르샤는 쏘나타2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1995년 첫 생산된 준대형차의 시초다. 당시 디자인 면에서는 호평을 받았으나 금융위기 여파로 1998년 조기에 단종됐고 뉴 그랜저가 이 자리를 대체했다. 뉴 그랜저는 국내 준대형 차급의 시초격이다.

결코 낮지 않은 가격으로 프리미엄금 차량을 겨냥한 만큼 각종 고급 기술 및 사양도 탑재됐다. 진행 방향에 따라 빛의 각도 및 거리를 조절하는 AFLS 시스템 탑재 헤드램프와 주차시 스티어링 휠을 자동 조절하는 ‘자동주차조향시스템(SPAS)’등이 대표적이다.

차량 디자인에 참여한 김태훈 디자인2팀 연구원은 차량 디자인에 대해 현대차의 패밀리룩인 ‘플루이딕 스컬프쳐’, 그 중에서도 ‘모던 플로(Modern Flow)’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탈리아 브랜드 알파-로메오에서 일하다 7년 전 현대차 디자인 팀으로 옮겨 왔다.

i40는 2006년 제네바모터쇼에서 소개된 콘셉트카 ‘제너스’를 기반으로 2007년부터 ‘VF’란 프로젝트로 개발되기 시작, 4년 반만에 빛을 봤다.
 
자신이 개발에 참여한 i40 디자인을 직접 설명하고 있는 김태훈 연구원.
이 차량은 국산 디젤의 보급에도 일조할 전망이다. 김성환 국내마케팅실장(상무)은 “(국내 시장에서도) 디젤 모델이 과반을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

i40의 연간 판매목표 10만대 중 2만대는 국내에서 소화한다는 계획이다. 4개월 남은 올해 목표는 국내 8000대 포함 3만5000대로 국내서는 월 2000대 꼴이다. 이날까지 사전 계약대수는 약 500대.

한편 양 사장은 하반기 이후 전략을 묻는 질문에 대해 “7월까지는 해외지역본부장 회의 때 분위기 좋았다. 하지만 8월 미 신용등급 하락 이후로 일일점검 비상체계를 유지하는 중”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북미·유럽 판매가 정체되거나 상황에 따라 감소하는 건 이미 예상해 온 만큼 연비 좋은 신차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했다. 또 “중국이나 인도 등 신흥국은 성장세가 줄어드는 것일 뿐 판매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며 긍정적인 전망도 덧붙였다.

(사진= 김형욱 기자)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