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릉도원 꿈꾸는 임근우의 '고고학적기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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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16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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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일부터 청작화랑서 31회 개인전..중절모 둥둥..복숭아꽃 활짝

임근우 작가의 '고고학적 기상도'. 중절모와 다완이 둥둥떠다니고 말과 젖소를 배합한 동물머리엔 복숭아꽃이 활짝 피었다.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지난 3월 청와대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외교사절 선물로 선정됐다는 것. 느닷없는 제안에 들뜬 기분을 가라앉히고 촉박한 시간속 대표작 '고고학적 기상도'를 청와대에 보냈다.

서양화가 임근우(51·강원대 교수)의 작품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3월 12∼14일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할 당시 대통령에게 외교선물로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임 교수의 작품이 한국·UAE 정상회담 때 주고받은 외교 선물 중 하나로 선택된 것은 한국적인 예술을 보여주면서도 역동적인 아랍인들의 정서에 다가갈 수 있는 그림이라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청작화랑에서 17일 여는 초대전을 앞두고 만난 작가는 “보통 외교 선물로 도자기 등 골동품을 건네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내 그림이 UAE에 전해졌다니 영광”이라고 말했다.

1990년 '코스모스-고고학적 기상도'라는 타이틀로 첫 개인전을 연이후 20년넘게 '고고학적 기상도'를 작품명제로 삼고 있는 그의 작품은 무릉도원을 꿈꾼다. 

중절모가 떠다니고 말과 젖소를 합성시킨 동물머리에 난 뿔에서 피어난 복숭화꽃은 '아름다운 이상향'를 표현한다.

고인돌 사랑으로 시작된 고고학과 김동완 통보관의 일기예보에서 모티브를 얻은 기상예보를 통해 만들어낸 그의 '고고학적 기상도'는 유년시절 추억과 무관치 않다.

"어린시절 고인돌을 벗삼아 지냈습니다. 집에서 20km 넘는 거리에 지석묘가 있었어요. 고무신을 신고 고인돌이 있는 곳 까지 아침에 가서 고인돌속에 들어가서 누워보기도 하고 위에 올라가서 엎드려보기도 하면서 5000년전에 살았던 고대 인류의 숨결을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면서 몇천년, 몇만년전 그 오래전의 모습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하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강한 의문은 지금의 그림을 그리게 된 원동력이 됐습니다."

어린나이에도 고인돌은 완벽하고 견고한 건축자체였다. 당시 경험은 그의 인생 패턴까지 바꿔놓았다.

"건축공학과를 졸업했어요. 이후 건축설계사로 근무하기도 했죠. 미술은 평생 할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선수학습차원에서 건축을 공부한 것이죠. 당시 고건축을 전공했는데 덕분에 지금 그림작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건축가에서 화가로 변신한 그에게 주변인들이 "건축이 왜 싫어?" 라고 물으면 "중력(건축의 기본)이 싫다고 말한다"는 그는 "자유자재로 돌아다니는 것이 좋다"고 했다.

 작가는 충남대 건축과를 나온 뒤 29세 늦깍이 나이에 홍익대 회화과를 입학했고 이후 대학원까지 졸업했다. 

 그림에 대한 열정은 불타올랐다. 1995년 제 14회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했고 각종 수상도 잇따랐다. 

 그의 이름을 더욱 알린 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 개막식 때 상암경기장 앞에 2002개의 대나무 장대에 10만개의 오방색 깃발을 매단 설치작품이었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오색창연 휘날리는 깃발은 월드컵의 성공을 염원하는 온 국민의 함성을 대변하는 것처럼 장관을 연출했다.

한곳에 정착하지 않는 인생행로는 무중력상태의 그림과 닮아있다.  안양에 집이 있는 그는 서울에 작업실을 두고 있다. 직장은 춘천이다. 학교와 집, 작업실을 오가며 1주일을 쪼개 쓴다. 또 서울 경기고곡학회 회원으로, 미술협회부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해마다 개인전을 연다. 

바쁘게 사는 이유를 물었다.

"작가이자 대학교수로서 학생들에게도 인생길의 정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자극을 통해 인생길을 걸어나갈 방향을 알려주는 것이 본연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미술을 잘하려면 무엇이든 사믈을 많이보고, 세상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틈나는대로 많이 그려봐야합니다. 그래야 미술능력이 발전한다는게 제 지론입니다."


경기도 전곡리 선사박물관에 전시 중인 원시인과 함께 작가가 직접 포즈를 취한 사진을 작품으로 
제작, 청작화랑에서 여는 개인전에 선보인다.

화면전체를 무대로 부유하고 있는 중절모는 작가를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출토유물의 상징인 다완도 있고 뫼비우스 띠와 함께 영원함을 상징하는 무한대 도형도 있다. 
 이번 개인전에 그는 UAE 대통령에게 선물한 ‘고고학적 기상도’를 판화로 제작한 뒤 다시 그린 작품 등 40여점을 선보인다. 신작에는 경기도 전곡리 선사박물관에 전시 중인 원시인과 함께 포즈를 취한 사진을 합성한 그림이 익살스럽다.


"제 작품주제는 조선전기 화가 안견의 작품으로 유명한 몽유도원도가 표현하고자 하는 이상세계입니다. 제게 미술은 즐겁고 행복한 작업입니다.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달해주는 것이 제 인생의 모토입니다. 하하하."  전시는 31일까지. (02)549-3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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