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도미노 파산' 우려…리스크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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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0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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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해운업계의 위기감이 팽배하다. 무분별한 투자와 고유가로 한계상황에 놓인 선사들의 파산신청이 늘고 있다.

시황 또한 회복 시점이 불투명해 ‘줄도산’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국내 선사들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견 선사 두 곳이 이르면 이달 안으로 법원에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할 전망이다.

이들 선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직접적인 이유는 시황 악화에 따른 운임 하락이다.

지난달 29일 기준 벌크운임지수인 BDI는 지난해 최고점 4661포인트 대비 72% 가량 하락한 1269포인트에 그쳤다. 2월 한때 1043포인트를 기록하며 1000포인트 벽마저 붕괴될 뻔 했다.

운임이 급락하자 호황 시절 고가에 선박을 구입한 이들 선사의 자금난은 가중됐다. 여기에 매출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달하는 연료비도 고유가로 인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앞서 ‘아덴만 여명작전’을 통해 구출된 삼호주얼리호의 선사인 삼호해운도 같은 이유로 지난달 21일 부산지법 파산부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삼호해운은 2002년 초대형유조선 2척을 1억6000만 달러에 구입했다”며 “이 배가 손익분기점을 넘기 위해서는 하루 6만 달러를 벌어야 하지만 현재 현물용선가는 5000달러 수준이다. 결국 하루에 5만 달러 이상을 손해보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리먼쇼크’ 이후 법정관리를 신청한 선사는 총 7곳(대한해운·티피씨코리아·삼선로직스·대우로지스틱스·봉신·세림오션쉬핑·삼호해운)으로 늘었다.

대형 선사들도 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했던 현대상선은 1분기 영업손실 24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STX팬오션은 37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한진해운의 1분기 실적도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향후 시황이 밝지 않다는 것. 선박 공급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철광석 재고량이 늘고 있어 운임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도해운 염정호 대표는 지난달 27일 ‘2011년 철강-해운업종 시황 세미나’에서 “올해와 내년은 벌크(건화물) 시장이 회복되기는 어렵다”며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경우 2014년 이후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때문에 지지부진했던 해운업계의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관계자는 “선사들이 호황기 때 ‘묻지마 투자’를 통해 난립했다”며 “이로 인해 국내 해운업의 경쟁력 약화를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및 금융권이 이번 기회에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회생 불가능한 선사들을 정리하고, 경쟁력 있는 업체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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