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을 둘러싸고 정치권이 뜨겁게 달아오른 가운데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본격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탈당을 거론하고 나섰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이 대통령이)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탈당을 할 때가 됐다. 정치에서 손을 떼고 민생문제, 남북문제 등 국정 현안에 전념해야 한다”며 이 대통령이 스스로 탈당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사실 박 원내대표가 이야기한 것처럼 임기말 대통령이 레임덕을 거치면서 실정에 대한 책임을 지고 탈당을 했던 것은 노태우 전 대통령 때부터 ‘판박이’처럼 반복돼 왔다.
노 전 대통령은 1992년 9월 김영삼 당시 민자당 대표의 압박을 받으며 탈당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 역시 5년 뒤 아들 현철씨의 비리 혐의로 곤욕을 치르며 당시 이회창 후보에게 자신이 했던 똑같은 방식으로 압박을 받고 자진 탈당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2년 5월 아들 홍업 홍걸씨의 비리 등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의 압박으로 탈당의 절차를 밟았다.
이 대통령 역시 신공항 문제의 당사자들인 영남권 의원들로부터 “탈당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된 상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신공항 문제에 대해 “약속을 지키지 못한데 대해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직접 사태 진화에 나섰다.
특히 이번 ‘백지화’ 결정이 ‘레임덕을 막기 위한 정치적 선택’이라는 일각의 분석을 불식시키려는 듯 경제적 타당성에 따른 국익을 고려한 선택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신공항 문제는 시작에 불과하다.
올 상반기에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문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이전 문제도 있다.
이들 문제에 대한 이 대통령의 결정이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탈당 요구는 거세 질 수도 있고 레임덕도 가속화 될 수 있다.
이번 결정이 ‘국익 차원의 객관적 결정’이었는지, ‘레임덕을 막기 위한 정치적 결정’이었는지는 아직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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