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은행 실적 좋지만 리스크도 크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0-09-01 10:44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강소영 기자) 중국 대형 은행들의 화려한 실적 뒤에 감춰진 위험을 알리는 경고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즈 중문판은 1일 중국 대형 은행들의 현재 실적은 매우 양호하지만 비슷한 영업방식과 대출 부실화 가능성때문에 곧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시가총액 기준 세계 1위, 2위 은행인 중국공상은행과 건설은행의 상반기 이윤은 전년대비 27% 상승했다. 중국에서 5번째로 큰 교통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무려 전년대비 30% 증가했다.

공상ㆍ건설ㆍ중국ㆍ교통은행 및 최근 증시에 상장한 농업은행 등 중국 5대 은행의 상반기 순이익 총액은 2740억 위안(약 48조 원)에 달한다.

이들 은행의 수익이 하반기 다소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연평균 순이익 증가폭은 20%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중국 은행들의 눈부신 성과 뒤에는 가려진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차별화되지 않은 비슷한 영업방식이 중국 은행업의 위험요소로 지적됐다. 중국 대형은행들은 기업과 개인 고객으로부터 유치한 예금을 정부가 지원하는 대형 건설 사업에 대출해주는 방식으로 큰 이윤을 얻고 있다.

이는 투자처가 다양하지 않은 탓에 중국 국민의 저축률이 높고, 은행간 지나친 경쟁을 막기 위해 예대율을 최대한 보장해 주는 중앙은행의 ‘배려’가 있기에 가능한 상황이다.

톰 올릭  스톤앤드매카시리서치의 베이징주재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이율을 조정하고, 외자금융기관의 시장 잠식을 용인하지 않는 현상황이 지속되는 한 중국 은행들은 지속적으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예대마진에 의존하는 영업방식은 장기적으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최대한 대출을 늘리고,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유치해 금융감독기관의 자기자본비율을 맞추는 ‘자본소모형’ 영업방식은 최악의 경우 자본잠식까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업환경이 악화되면 비슷한 수입 창출원을 가진 은행들이 똑 같은 위험에 노출돼 은행업 전반이 위기를 맞게 된다.

뿐만 아니라 중국 은행들의 ‘묻지마’ 식 대출도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한 중국 은행의 고위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상당수 은행들이 신용과 사업가능성에 기초하지 않은 불량 대출을 남발했음을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아마 영원히 상환되지 않을 대출금 규모가 상당히 크다”고 토로했다. 

스톤앤드매카시리서치의 자체 분석에 의하면, 곧 일부 지방정부ㆍ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및 불필요한 경제분야에 이뤄진 대출의 부실화가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관은 향후 2~3년 내에 중국 은행의 불량대출 비율이 현재의 1.3%에서 7.9%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부동산 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커지고, 지방 정부의 대출 상환 거부 사례가 증가하면 불량대출 비율은 13.4%까지도 올라갈 수 있고, 그 규모는 5억4000만 위안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중국 재정부는 이미 지난해 말 10년 전 중국 대형은행에 발행된 7200억 위안규모의 비전환채권의 만기를 연장해줬다.

이로써 중국 은행들의 숨통은 조금 트였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이는 향후 은행들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haojizhe@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