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보금자리 민간택지.. 소규모 비싸고 용도제한

  • 서울 강남권 입지, 총 1776가구 규모 중대형에 감정평가 금액으로 공급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정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달 중 서울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처음으로 민간택지를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보금자리주택단지의 민간주택용 택지는 당초 정부의 계획과 달리 규모가 워낙 작은데다 최근 인기가 급락한 중대형 주택만 지을 수 있어 건설업계가 실망하고 있다. 

또한 택지 가격이 공공분양주택 용지보다 턱없이 비싼데다 용적률도 지나치게 낮아 정부와 LH가 보금자리주택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 민간주택에 개발비용을 떠넘기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12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이달 중 LH는 서울 강남지구 3개 블록(1226가구)과 서초지구 1개 블록(550가구)의 민간택지에 대한 입찰 공고를 내고 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들 택지는 모두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중대형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으로 가격은 감정평가를 통해 결정된다.

블록별로는 서울 강남지구 A-6블록이 아파트 용지로 총 917가구가 들어서며, B-1·2블록에는 각각 187가구, 122가구의 연립주택이 지어진다.  서울 서초지구의 A-1블록은 550가구의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

최근 3년간 300가구 이상 주택건설 실적이 있는 건설사는 입찰에 참여 할 수 있으며 추첨을 통해 결정된다.

다만 강남 A-6블록과 서초 A-1블록 등 아파트 건설 부지에는 한 업체당 한 곳에만 입찰 참여가 가능하다. 연립주택 용지인 강남 B-1·2블록에는 이런 제한이 없어 한 건설사가 복수 신청을 할 수 있다.

이처럼 서울 강남이라는 우리나라 최고 입지에서 1800여 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택지가 공급되지만 건설업계의 불만은 커져가고 있다.

우선 국토부와 LH는 당초 보금자리주택단지의 민간주택용 택지를 최소 30% 이상으로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공급되는 강남과 서초지구의 민간주택용지 규모는 전체 택지의 16~18%에 그쳤다. 또 이번에 분양되는 4개 블록 중 2개 블록이 수요가 적은 연립주택용 부지인데다 나머지 2개 블록은 최근 인기가 급락한 중대형 아파트만 지을 수 있다.

분양택지 가격도 감정평가로 결정 돼 조성원가로 공급되는 공공분양주택용 택지에 비해 턱없이 비싸고, 용적률 또한 공공분양주택 용지의 경우 대부분 200%를 넘지만 민간주택용 택지는 170%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는 정부와 LH가 보금자리주택을 '반값아파트'라고 선전해 놓고 이를 맞추기 위해 민간아파트에 개발비용을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강남권에 공급되는 민간택지라 관심이 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값 싸게 공급되는 보금자리주택지구에 공급되는 비싼 민간 중대형 주택에 얼마나 수요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정부와 LH가 개발비용을 뽑기 위해 '땅장사'에 나섰다”고 비난했다.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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