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 유동성 해소 기대...형제의 난 불씨는 '여전'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됨에 따라 시장에서는 금호그룹의 유동성 위기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금호그룹이 풋백옵션 행사일 전까지 구조조정을 마무리한다고 하더라도 과연 유동성 위기가 완전히 해소될 지는 의문이다. 여기에 노조의 반발 등 변수도 있어 불안한 상황이다.

‘형제의 난’을 촉발시킨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셈이다.

◆대우건설 매각 순조롭게 이뤄질까

우선 대우건설 매각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이뤄질지 미지수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업체들과 곧바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정밀실사 등을 거쳐 연내 최종계약을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대우건설 인수 제안서를 낸  컨소시엄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인수 제안가에 대해 제한 없는 가격 조정을 하자”는 ‘제안가 무효 조건’을 내걸어 논란이 되고 있다.

만약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된 업체들이 가격 협상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자고 나서면 올해 말까지 대우건설 매각 작업을 마치고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겠다는 일정이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또 대우건설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유동성 위기가 완전히 해소될지 의문이라는 것이 시장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금호 측이 대우건설 풋백옵션을 해소해도 1조원 이상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만큼 추가적으로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계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노조 반발도 풀어야 할 숙제

대우건설 노조의 반발도 풀어야 할 숙제다.

대우건설 노조는 23일 성명을 내고 응찰기업 3곳 모두 “업체의 성격과 국적이 불분명하다”며 대우건설을 안정적으로 경영할 주체라고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특히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중동계 사모펀드 자베즈 파트너스에 대해 “자베즈 파트너스 그리고 자베즈 어드바이즈는 각각 지난 5월, 10월에 설립된 자본금 5000만원에 불과한 기업”이라며 “펀드 운영 실적이 단 한 건도 없으며 사모펀드 운영 등록조차 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금호그룹 측은 “3곳 모두 국내외 대형 로펌과 회계법인을 고용해 5주 동안 실사를 진행하는 등 철저히 준비해왔다”며 매각에 자신감을 보였다.

◆끝나지 않은 ‘형제의 난’

박삼구 금호그룹 명예회장은 ‘형제 동반 사태’ 이후 그룹 임직원들의 동요를 막고 내부 전열을 재정비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풋백옵션 행사일 전까지 대우건설, 금호생명 등 그룹 자산 매각과 관련한 업무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 매각 등 시급한 과제가 해결되면 계열사의 모든 대표이사직은 물론 등기이사 자리에서도 물러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형제의 난’ 불씨의 불똥이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다.

박찬구 전 금호석화회장은 해임 후 ‘법적대응책’을 들고 나오면서 형과의 전면전을 ‘선포’해 놓은 상태다.

그는 특히 박삼구 회장이 무리하게 대한통운-대우건설을 인수해 금호그룹을 위기에 빠뜨렸고, 형의 일가가 경영권 획득을 위해 부실 계열사들에게 강제로 자신들의 주식을 매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주경제=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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