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포스코가 다각도로 신사업 추진에 나서고 있다. 중국 철강업체들의 급성장으로 글로벌 철강업계 개편이 이뤄지기에 앞서 보다 앞선 기술력과 신사업 선점으로 이 위기를 극복한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기존 롤모델로 삼았던 신일본제철 대신 제철 분야가 아닌 일본 도요타를 새 롤 모델로 지목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포스코가 현재 활발히 진행 중인 사업 다각화를 어떤 식으로 마무리 지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부가가치사업 깃발 내걸어
포스코는 지난달 말 ‘꿈의 소재’로 불리는 티타늄 소재 개발사업 진출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로써 한국은 일본, 러시아, 미국에 이어 세계 4번째의 티타늄 판재 일관생산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포스코는 지난 9월 29일 카자흐스탄 UKTMP사와 티타늄 슬라브 생산회사를 합작 설립하는 합의각서(MOA)를 체결한 데 이어, 다음날에는 정준양 회장이 카림 마시모프 카자흐스탄 총리를 만나 정부 차원의 협력을 이끌어냈다.
우주·항공기용 소재부터 안경테까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티타늄은 비강도(비중 대비 강도)와 내식성이 타 소재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우수한 고급 비철금속으로 일반 철강재보다 10배 이상 비싼 t당 4000만~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포스코는 내년 하반기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가 국내는 물론 중국, 유럽 등 전 세계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사업구조 효율화 및 개편 모색
이 같은 고부가가치 사업은 포스코 그룹 전체의 사업구조 효율화 및 수익구조 개선과도 맞물린다. 포스코는 올들어 멕시코에 새 자동차 강판 공장을 설립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북미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이는 생산에서부터 가공, 판매를 잇는 현지 일관 공급서비스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사업 효율화 및 수익구조 개선과 연결된다.
그룹 차원의 사업구조 개편도 적극 모색 중이다. 포스코의 자회사이자 설비자동화 업체 포스콘이 인텔리전스빌딩 시스템(IBS), U-시티, 홈 네트워크 등 신사업 진출을 앞두고 IT 기술을 보유한 포스데이타와의 합병을 검토하고 있는 것과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포스코 직수출 물량을 제외한 해외 철강거래의 30%를 맡고 있는 만큼 당장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100여개가 넘는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포스코가 이 회사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정준양 회장, 해외자원에 올인
한편 정준양 회장은 최근 자원 확보를 위한 폭 넓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안정적인 원료 수급이 철강회사들의 수익을 좌지우지할 것이라며 최근 자원개발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이 호주 메이저 광산의 지분 매입을 시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 회장은 지난달 28일 카자흐스탄으로 출국해 인근 국가를 방문중이다. 주변 국가인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등은 자원이 풍부해 각 국가의 자원개발 업체들이 눈독을 들이는 지역이다.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도 대우인터내셔널이 중앙아시아를 포함, 세계적으로 15곳에서 자원개발 사업을 벌이는 등 자원개발 역량을 갖췄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정준양 회장은 오는 10일부터 2주 이상의 기간 동안 해외 순방을 통해 자원개발 및 해외 신규 사업을 적극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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