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권 수신이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넘어섰다.
또 시중 유동성 증가율은 지난해 5월 이후 14개월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은행 수신 1000조원 돌파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권 수신은 지난달 100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달보다 13조5000억원 급증한 수치로 지난 2월 이후 6개월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결제성 법인자금이 늘고 펀드환매자금 및 머니마켓펀드(MMF) 인출자금 등이 유입되면서 지난달 14조6000억원 감소에서 9조6000억원 증가로 전환됐다.
정기예금도 은행들이 만기를 대비해 지난 7월부터 예금 금리를 크게 인상한데 힘입어 4조 1000억원 늘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364조2000억원으로 7조8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MMF가 금리 경쟁력 약화로 6조5000억원 감소한 반면 주식형펀드는 펀드환매 증가로 2조8000억원 줄었기 때문이다.
기업대출은 3조6000억원 늘어난 511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기업대출은 3조6000억 정도 늘어난 반면 대기업대출은 소폭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중기 대출이 증가한 것은 법인세 납부에 따른 대출 수요와 은행들의 이행약정(MOU) 준수 노력 때문"이라며 "대기업 대출은 회사채시장을 통해 선제적으로 자금 확보 노력에 나서면서 조금 줄었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 가계대출은 총405조1000억원으로 전월보다 3조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정부의 규제책에도 불구,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 등으로 2조8000억원 증가했고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여타대출은 소비심리 개선 등으로 2000억원 늘었다.
◆시중통화량, 14개월만에 상승
지난해 5월 이후 급격하게 떨어졌던 광의통화(M2) 증가율은 1년2개월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반면 단기자금 지표인 협의통화(M1) 증가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에 따르면 7월중 M2(평잔)는 지난해 동월 대비 9.7% 증가했다. 이는 지난달 9.1%에 비해 0.1%포인트 소폭 상승한 것이다.
M2증가율은 지난해 5월 15.8%를 기록한 이후 계속 하락세를 이어왔다.
M2는 M1(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예금)에다가 정기예금과 같은 만기 2년 미만의 금융상품을 포함한 유동성 지표다.
한은은 지난 7월부터 지급결제기능을 갖게 된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포함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예적금 만기가 돌아오고 CMA에 지급결제 상품에 대응해 은행들이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공격적인 영업을 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CMA계좌를 제외하더라도 M2 증가율은 지난해 동월 대비 9.6%로 하락기조에서 벗어난 셈이다.
상품별로는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예금이 부가가치세 납부 등으로 지난달과 비교해 각각 10조2000억원, 8조6000억원 급감했다.
2년 미만 정기예적금은 14조7000억원 급증했고 시장형상품도 3조8000억원 감소했다.
한편 7월 M1증가율은 지난달 기록했던 18.5%와 같아 그 오름세가 주춤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 유동성(Lf)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증가해 지난달 보다 7%포인트 상승했다.
유동성 총량을 나타내는 광의유동성(L)은 9.7%증가해 지난달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