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탄성이 나올 때 소비자, 고객이 된다"

  • 와튼스쿨, 소매기업 고객 감동시키기 전략

"소비자를 유혹하라, 하지만 어떻게?" 소매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소비자와 어느 정도 눈맞춤을 했다고 방심하는 순간 소비자는 저만치 달아나 버린다. 기대치가 점점 높아지기 때문이다.

스티븐 호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마케팅학 교수는 "소비자의 높은 기대치를 밑돌기는 쉽지만 그 이상의 것을 제공해도 한번 돌아선 소비자의 마음을 되돌리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입소문 마케팅이 소매기업 매출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들은 소비자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묘안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다.

와튼스쿨이 내는 온라인 경영저널 '날리지앳와튼(Knowledge@Wharton)'은 최근 나온 한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소비자들에게 깜짝 놀랄 만한 쇼핑 경험을 안겨줄 수 있는 비결을 소개했다. 와튼스쿨 재이베이커센터와 캐나다 소매 전문 연구컨설팅기업 더버드그룹, 캐나다소매위원회가 공동으로 실시한 이 연구는 1006명의 북미지역 소비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최근 6개월새 기억에 남을 만한 쇼핑을 경험했다고 밝힌 응답자는 35%에 불과했다. 이들은 쇼핑의 즐거움을 더해줬던 요인 28가지를 지적했는데 이 가운데 적어도 10가지가 동시에 작용할 때 소비자들은 '와우(Wow)'하는 탄성을 내지르게 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중요한 것은 놀랄 만한 쇼핑을 경험한 이들 네 명 중 세 명은 평균 세 사람에게 이 경험을 전달한다는 것이다. 고객 한 명을 감동시키면 적어도 두 명 이상의 새로운 고객을 맞을 수 있다는 얘기다.

◇브랜드 경험(brand experience), '첫 인상' 좌우
브랜드에 대한 첫 인상은 매우 중요하다. 향후 고객 충성도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최고의 쇼핑'을 경험했다는 이들 중 63%가 매장 직원의 정중하고 예의바른 태도에 감명받았다고 응답했다. 이어 55%는 매장 제품에 대한 판매직원의 해박한 지식, 50%는 고객이 원하는 바를 알고자 하는 직원들의 관심과 배려를 쇼핑을 기억에 남게 한 요인으로 꼽았다. 제품의 품질이 기억에 남는다고 답한 소비자는 40%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브랜드 경험에는 매장의 인테리어와 분위기도 포함된다. 하지만 요즘 소매 영업점은 대개 인테리어가 잘 꾸며져 있는 데다 소비자들은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을 즐겨 찾기 때문에 매장 분위기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호크 교수는 다만 소비자들은 매번 똑같이 생긴 프랜차이즈 매장을 찾는 데 싫증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쇼핑은 '일사천리'로
쇼핑 시간이 짧을 수록 쇼핑 만족도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족스러운 쇼핑을 경험했다고 밝힌 이들 가운데 절반은 쇼핑 시간이 짧았던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답했다. 쇼핑을 즐기지 않기는 이젠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호크는 "여성들도 더 이상 쇼핑을 즐거운 일로 여기지 않고 있다"며 "쇼핑은 과거에는 매우 즐거운 사회적 활동이었지만 최근에는 특별히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귀찮은 일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문제 해결
소매기업들은 쇼핑과 관련한 고객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적극 나서야 한다. 특별한 쇼핑을 경험했던 이들 가운데 25%는 매장 직원들이 나서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해 준 경험을 공유하고 있었다. 또 1% 미만의 소비자는 매장의 실수에 대해 보상을 받거나 매장 직원이 회사의 방침을 무시하고 문제가 된 제품을 더 나은 것으로 교체해 준 데 대해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코트니는 "중요한 것은 기업들이 문제에 대한 책임의식(problem ownership)을 갖는 것"이라며 "명확하면서도 단순한 문제해결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원 훈련…가격보다는 품질
이밖에 보고서는 고객들에게 최고의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그만한 능력이 있는 직원을 뽑고 이들을 끊임없이 훈련시키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매장 직원 모두가 소비자들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들이 요구하는 정보를 소비자 입장에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코트니는 "직원 훈련 프로그램 없이 수많은 종류의 제품을 판다면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와우'하고 탄성을 지르게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또 경기침체로 최근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이들이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가격보다는 제품의 품질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억에 남는 쇼핑을 경험한 이들의 43%는 품질을, 31%는 가격을 기억의 매개체로 꼽았다.

코트니는 "고등 교육을 통해 훨씬 꼼꼼해진 요즘 소비자들은 '어디서, 무엇을 살 지'를 고민하는 가치 중심의 소비자로 변모했다"며 "이들은 대공황기 때처럼 절약을 미덕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궁걷기대회_기사뷰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