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후 중단됐던 국내 은행들의 해외 진출이 재개되고 있다. 성장 잠재력을 지난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경기가 완전한 회복세로 접어들기 전까지는 기존에 추진해 왔던 해외 진출 전략을 고수하면서 신중한 행보를 이어갈 방침이다.
◆ 현지법인 설립 본격화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일본 현지법인 설립을 위한 일본 금융당국의 본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오는 9월 중에는 현지법인 설립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캐나다와 카자흐스탄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영업에 돌입했으며 연내 베트남 호치민 지점 설립도 추진 중이다.
외환은행은 이달 초 홍콩에 기업금융(IB) 전문 법인인 '환은아세아재무유한공사(KEB Asia Finance Limited)'를 설립한 데 이어 올해 안으로 중국에도 현지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외환은행 중국 법인은 베이징 인근의 텐진시에 본점을 두고 중국 내 4개 영업점과 출장소를 관리하게 된다.
기업은행도 최근 중국 금융당국으로부터 현지법인 본인가를 받고 영업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중국 내 기존 5개 영업점은 현지법인 산하로 재편성됐다.
국민은행은 기존에 추진 중이던 해외 은행 인수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5월 국내 기업들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캄보디아은행의 지분 51%를 100억원에 인수했으며,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딧은행에 대한 지분도 현재 30.5%에서 2011년까지 50.1%로 확대할 방침이다.
◆ 경기회복 전까진 '조심조심'
기존에 추진 중이던 해외 진출 전략은 다시 속도를 내고 있지만 새로운 해외 전략을 수립하는데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의 강점인 리테일(소매금융) 역량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적극 활용하기 위해 해외 진출을 추진 중"이라며 "다만 경기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점을 감안해 당분간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지역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무리하게 해외 진출을 추진하기보다는 기존 해외 점포의 상품과 서비스를 정비하는데 집중하겠다"며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은 이후 진출 시기를 유연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월 UAE 두바이사무소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사무소를 신설한 데 이어 다음달에는 브라질 상파울루에도 사무소를 개설할 예정이다. 일단은 현지 시장 조사를 위한 사무소만 설립하겠다는 것이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