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피노, 3500억 규모 RCPS 추진…美 진출 앞두고 中 지배구조 조정 '포석'

  • 앞서 7월 정관 변경…상환·전환주식 등 발행 근거 마련

  • 동반매도권 예외…Non-PFE 충족 위한 지분매각 가능

  • 2024년 中 CNGR 계열 편입…美 공급망 규제 대응 필요

  • C&P 지분 75% 확보…상반기 영업익 전년比 1626%↑

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이차전지 소재를 만드는 코스닥 상장사 피노가 사모 제3자배정 방식으로 4000만주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추진한다. 발행규모만 약 35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조달이다. 피노의 최대주주는 중국 전구체 기업 CNGR 계열이다. 이번 RCPS 발행은 미국 공급망 진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한편 중국계 자본에 대한 미국 규제 회피를 동시에 추진하려는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피노는 사모 방식의 제3자배정으로 RCPS 4000만주 발행을 추진 중이다. 주당 발행가액은 추후 산정될 예정이지만 전날 종가(8870원)를 적용하면 약 3548억원에 달한다. 존속기간은 10년이며 우선배당률은 2%다. 발행 후 12개월부터 보통주 전환이 가능하고 36개월부터 상환할 수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RCPS 발행조건 중 최대주주 지분과 관련한 조항에 주목한다. 피노는 최대주주가 경영권 지분을 매각할 경우 투자자도 동일 조건으로 매각에 참여할 수 있는 동반매도권(Tag-along)을 부여했다. 다만 비(非)금지외국기관(Non-PFE)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최대주주가 지분을 일부 매각하는 경우에는 이를 적용하지 않는 예외를 뒀다.

이러한 예외조항을 둔 건 피노의 지배구조 때문이란 분석이다. 2001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피노는 2024년 글로벌 1위 전구체 기업인 중국 CNGR 계열로 편입됐다. 올해 6월 기준 최대주주인 Zoomwe Hong Kong New Energy Technology가 25.62%, 또 다른 CNGR 계열사인 CNGR Hong Kong Hongchuang New Energy가 11.09%를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의 지분을 합치면 36.71%다. 


피노는 이차전지 소재로 미국 현지 공급망 진입을 추진 중인데, 이를 위해선 최대주주인 중국계 지분율을 희석시킬 필요가 있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대규모 감세법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률'(OBBBA)을 통해 배터리 등 첨단 제조 분야의 금지외국기관(PFE) 관련 규제를 강화했다. 중국 등 적대국가 기업 지분이 일정 수준 이상인 미국 외 기업에 대해선 세액공제나 보조금 혜택을 줄이는 게 주요 내용이다. 피노 입장에서 이번 RCPS 발행은 대규모 외부자금을 끌어들이는 동시에 중국계 최대주주 지분을 낮출 수 잇는 '다목적 포석'인 셈이다.

이와 관련, 피노는 올 상반기 미국 공급망 진입을 위한 국내 생산거점 확보에도 나선 상태다. CNGR과 포스코퓨처엠이 함께 설립한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합작법인인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C&P) 지분을 추가 인수해 지분율을 기존 29%에서 75%로 늘렸다. 국내 LFP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미국 공급망에 진입하려는 전략이다. 

국내 배터리 기업과의 자본교류도 돈독히 하는 중이다. 피노는 지난 4월 삼성SDI를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7.35%(612만6200주)를 넘겼다. 8월에는 코스모신소재를 대상으로 1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이러한 피노의 추진력은 최근 실적 개선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피노는 2024년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에서 사명을 변경한 뒤 기존 통신장비 사업을 사실상 정리하고 약 2년만에 전구체 등 이차전지 소재를 핵심 사업으로 키웠다. 반기보고서상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1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0% 늘었고, 영업이익은 117억9000만원으로 1626.0%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36억5000만원 적자에서 71억3000만원 흑자로 전환했다.

피노 관계자는 RCPS 발행 여부에 대해 "회사 내부 사정이 있어 답변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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