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업체와 대형 플랫폼의 제휴가 온라인 장보기 시장의 경쟁 구도를 바꾸고 있다. 지난해 네이버와 컬리가 공동 장보기 서비스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는 토스와 오아시스가 손을 잡았다. 플랫폼의 고객 기반에 유통사의 상품·배송 역량을 결합한다는 출발점은 같지만 상품 구성과 고객 확보 전략, 협력 범위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토스와 오아시스는 지난달 17일 커머스 전속 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토스쇼핑에 '오아시스마켓 전용관'을 개설했다. 소비자가 플랫폼에서 주문하면 신선식품 업체가 기존 물류망으로 배송하는 구조다. 앞서 네이버와 컬리는 지난해 4월 전략적 제휴를 맺고 같은 해 9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컬리N마트'를 열었다.
두 연합의 차이는 판매 상품을 구성하는 방식에서 먼저 드러난다. 컬리N마트는 출범 당시 기존 컬리가 취급하지 않던 5000여 종의 상품을 확보하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인기 먹거리와 대용량·가성비 상품을 더했다. 컬리의 신선식품 이미지에 네이버의 상품군을 결합해 4인 이상 가구까지 고객층을 넓힌 셈이다.
반면 토스 전용관은 오아시스가 직매입한 7000여 종의 신선식품과 실시간 재고·가격, 소비기한 임박 할인 등 기존 판매 체계를 토스 앱에 그대로 연결했다. 컬리가 제휴를 계기로 상품 구색을 새로 갖췄다면, 오아시스는 자사몰의 상품과 서비스를 접할 수 있는 창구를 확대한 성격이 강하다.
고객 유인 방식에는 각 플랫폼의 사업 기반이 반영됐다. 네이버는 유료 멤버십 회원을 중심으로 장보기 고객을 늘렸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에게 2만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하며 검색과 쇼핑 이용자를 장보기 카테고리로 끌어들였다.
토스는 금융 앱 이용자가 앱 안에서 바로 장보기까지 마칠 수 있도록 동선을 설계했다. 별도 가입 없이 상품 탐색부터 결제, 배송 조회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기획전과 특가 행사 등을 통해 상품을 노출하던 토스쇼핑이 특정 판매자를 위한 상시 전용 탭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금융 목적으로 들어온 이용자를 장보기 고객으로 바꿀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지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쇼핑 검색 이용자의 동선을 장보기로 확장한 반면, 토스는 금융 앱 이용자에게 쇼핑이라는 새로운 행동 패턴을 이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단순한 결제 편의성을 넘어 토스 안에서 장보기를 계속 이용하게 만들 확실한 유인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협력의 범위를 정하는 전략에서도 차이가 존재한다. 컬리는 자사 앱을 운영하면서 네이버 외 타 플랫폼과의 제휴 가능성을 열어두며 판매 채널의 유연성을 확보했다. 반면 오아시스는 자사몰 외 외부 제휴 채널을 토스쇼핑으로 단일화해 토스와의 밀착 시너지에 무게를 실었다.
사업 성과는 선발주자인 컬리N마트를 통해 먼저 확인된다. 컬리N마트는 출시 1년 만에 월 거래액이 오픈 초기 대비 약 10배 성장했고, 1인당 월 주문 건수는 35% 늘었다. 전체 주문 10건 중 7건에는 컬리 독점 상품인 '컬리온리'가 포함됐다. 후발주자인 토스·오아시스는 이제 토스 이용자의 구매 전환과 재구매율을 입증해야 하는 단계다.
지분 투자로 협력을 강화한 점은 공통분모다. 네이버는 올해 5월 컬리의 33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율을 6.2%로 높였고,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 역시 300억원을 투자해 오아시스 지분 약 2.3%를 확보했다. 확보한 자금은 물류 인프라 확충과 인력 확보 등에 투입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유통사와 플랫폼 간 연합전선에 대해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 냉정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플랫폼과의 제휴 활동이 겉으로는 외형 성장을 이끄는 것처럼 보이지만, 입점 수수료나 마케팅 비용 부담이 커지면 정작 남는 게 없는 '성장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며 "제휴 초기를 지나 일정 시점에는 유통사와 플랫폼 모두 실질적인 실적 증대와 이익 개선으로 이어졌는지 성과를 냉정하게 평가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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