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3조2000억원의 초과세수가 예상되면서 정부가 신설을 추진하는 미래대응기금의 규모가 200조원을 넘어설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늘어난 세수를 주거·일자리·서민금융 등 민생 분야에 활용할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채권금리가 과도하게 오르면 국채 발행을 줄이는 데 일부를 쓰기로 했다. 초과세수의 구체적인 배분은 관련 법안의 국회 심의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
30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국세수입 재추계에 따르면 올해 국세수입은 478조6000억원으로 추경예산보다 63조2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과 증시 호조 등이 세입 전망을 크게 끌어올렸다.
관심은 늘어난 세수를 어디에 얼마나 쓰느냐다. 정부가 내년 162조3000억원 규모로 신설하려는 미래대응기금에 추가 재원으로 적립하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초과세수 전액이 기금으로 넘어가는 구조는 아니다.
국회에 제출된 미래대응기금 법안은 초과세수 재원을 내국세 기준으로 산정한다. 이번 재추계에서 내국세는 추경예산보다 56조2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기존 기금 조성 계획에 내국세 증가분 56조2000억원을 단순 합산하면 218조5000억원이다. 다만 이는 추가 재원이 모두 전입된다고 가정한 계산으로, 실제 전입 대상액과 배분 규모에 따라 기금 규모는 달라진다.
기금 확대에 앞서 법적 근거 마련과 정책적 결정도 필요하다. 미래대응기금법 제정안과 관련 국가재정법 개정안은 아직 국회 논의를 거쳐야 한다. 앞서 제출한 법안은 초과세수를 기금에 전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전액을 자동 적립하도록 확정한 것은 아니다.
정부는 초과세수 활용 방안에 대해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재추계는 연말까지 걷힐 세금에 대한 전망인 만큼 실제 수납액과 결산 결과에 따라 활용 가능한 재원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제시한 활용 방향은 민생 지원과 양극화 완화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이날 확대 거시재정금융간담회에서 초과세수를 경제 여건에 맞춰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채시장 안정도 재원 배분의 변수다. 이 부총리는 글로벌 금리 상승과 국내 요인이 맞물려 국내 채권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금리가 과도하게 오를 경우 긴급바이백과 초과세수 일부를 활용한 국채 발행물량 축소 등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과세수를 활용해 예정된 국채 발행을 줄이면 정부의 추가 차입 필요성을 낮출 수 있다. 이미 발행한 국채를 상환하는 것과는 방식이 다르지만, 기금 적립이나 신규 지출 확대와 함께 검토할 수 있는 재정 운용 수단이다.
지방재정과의 관계도 남은 쟁점이다. 지방정부는 미래대응기금 조성 과정에서 지방교부세 산정 모수가 조정돼 기존 산식을 적용했을 때보다 지방에 돌아올 재원이 줄어들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지역투자 확대 등을 통해 지방 지원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국회 심의에서 기금 적립 규모와 함께 지방재원 배분 방식이 논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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