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작가 겸 유튜버 침착맨의 음식 맛 표현이 때아닌 '여성 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침착맨은 지난 2일 동료 웹툰 작가 김풍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 프랜차이즈 카페의 이색 메뉴를 맛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침착맨은 타피오카 펄로 만든 떡볶이를 맛본 뒤 "너무 맛있는데요, 떡볶이? 어우~"라며 높은 톤의 탄성을 뱉었다. 이어 김풍에게 "방금 리액션 좀 여자같지 않았냐"고 물은 뒤 "어우, 이 지지배. 웬일이야. 이거 참 맛이 썩을 년이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장면은 뒤늦게 일부 여성 중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며 갑론을박을 낳았다. "왜 음식 맛을 표현하는 데 굳이 '년'이라는 말을 쓰느냐", "여성을 흉내 내며 비하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이후 한 매체는 이를 '여성 혐오 논란'으로 옮겨 보도했고, 여러 매체가 비슷한 표현으로 이를 확대 재생산하며 논란이 번진 모습이다.
침착맨의 표현에 비판을 가할 수는 있다. 발언의 자유도가 높은 인터넷 방송이라 해도 출연자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은 있기 때문이다. '년'처럼 성별이 드러나는 비속어를 불쾌하게 받아들이는 시청자가 나올 수 있다.
다만 문제의 발언에서 여성을 비하하거나 적대하려는 의도는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대화 흐름상 즉흥적인 말장난일 가능성이 높다.
방송의 맥락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침착맨 방송을 꾸준히 본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여동생 통닭천사의 말투를 흉내 낸 장난이었다는 반론이 지배적이다. 몇 초짜리 발언만 떼어 '여성을 흉내 내며 비하했다'고 해석하는 것과 실제 맥락에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방송 내용을 알면 이해되는 농담이라고 해서 모든 표현이 면책되는 건 아니다. 다만 방송상 캐릭터와 반복되는 농담, 즉흥적인 애드리브를 떼어낸 채 특정 단어만 보고 '여성 혐오'라는 꼬리표부터 붙이는 것도 신중한 태도는 아니다.
남성을 흉내 내며 "어우, 이놈 봐라", "이거 참 맛이 썩을 놈이다"라고 말했다고 해서 곧바로 '남성 혐오'라고 부르지는 않을 것이다. 여성에 대해서도 같은 구분은 필요하다.
개인의 불쾌감은 존중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여성 혐오'로 규정하는 건 다른 문제다. 왜 혐오인지, 어떤 맥락에서 여성에 대한 비하가 성립하는지 설명해야 한다.
이번에는 그 과정이 짧았다. 일부 커뮤니티에서 '여성 혐오'라는 이름을 붙였고, 다른 매체들은 다시 그 표현을 그대로 받아썼다. 기사가 늘어나자 여성 혐오는 확인된 사실처럼 굳어졌다.
논란을 전하는 건 언론의 일이다. 논란을 만드는 건 다른 일이다. 몇 개의 댓글을 모아 '여성 혐오'라 이름 붙이고, 그 꼬리표를 서로 받아쓰는 일. 참 속 편한 몰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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