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사회공헌 '은행 44분의 1' 수준…이찬진 금감원장 "호실적만큼 배당·책임감 키워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일대 전경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일대 전경.[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증시 활황에 힘입어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 수준의 이익을 거둔 가운데 금융당국이 증권업계에 사회공헌 확대와 투자자와의 상생을 주문했다. 은행권과 비교해 증권사의 사회공헌 규모가 지나치게 작다는 점을 직접 거론하면서 커진 이익과 역할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찬진 금감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23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열고 최근 증권업계 현안과 향후 방향을 논의했다. 이 원장은 올해 증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상당수 개인투자자에게 어려운 시기였던 반면 증권업계는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 실적에 육박하는 성과를 냈다며 “존립 기반인 투자자와의 동반성장에 책임을 다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증권사 실적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날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증권사 37곳의 당기순이익은 8조600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준 국내 은행 20곳의 순이익 13조8000억원의 60%를 웃도는 규모다. 이 원장은 “증권사는 계속 이익을 누리는데 정작 존립 기반인 투자자의 상당수는 손실만 본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라며 투자자와 업계가 함께 성장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금감원은 증권사의 사회공헌 규모를 은행권과 직접 비교했다. 지난해 국내 은행의 사회공헌활동 사업비는 2조2000억원인 반면 국내 증권사는 500억원에 그쳤다. 단순 금액으로 보면 은행권의 약 44분의 1 수준이다.
 
이 원장은 “증권업계의 성과는 투자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정작 투자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업계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커진 규모와 역할만큼 기여하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자사주 소각과 배당 등 주주환원 확대도 요구했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현금배당성향은 미래에셋증권 11.1%, 키움증권 27.1%, 삼성증권 35.5%, NH투자증권 47.3%, 대신증권 51.0%로 집계됐다. 이 원장은 증권사가 일반 기업에도 참고 기준을 제시할 수 있도록 기업가치 제고의 모범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의 이번 주문은 은행권을 중심으로 이어져 온 ‘상생금융’ 요구가 증권업계로 확대되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다만 금감원은 구체적인 사회공헌 목표액이나 의무 비율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증권사 CEO들은 이날 사회적 기대와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주주환원과 사회공헌을 적극 실천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CEO가 직접 챙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