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자들' 논란 계속…★들의 엇갈린 말말말

  • 누적 관객 156만 6222명…"억지 음모론" vs "결론 대신 질문" 평가 엇갈려

방송인 홍혜걸 영화평론가 이동진 허진호 감독 배우 박해일 사진KBS 하이미디어코프
방송인 홍혜걸, 영화평론가 이동진, 허진호 감독, 배우 박해일 [사진=KBS, 하이미디어코프]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음모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방송인과 영화평론가, 유명 리뷰어 등이 잇따라 의견을 내놓으면서 논쟁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28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개봉한 허진호 감독의 '암살자(들)'은 27일까지 누적 관객 156만 6222명을 기록했다. 흥행과 함께 작품이 다룬 역사적 사건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영화는 1974년 8월 15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당시 수사본부는 문세광이 조총련을 통해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고 박정희 당시 대통령을 저격하려 했으며, 이 과정에서 육 여사가 총탄을 맞아 숨졌다고 결론 내렸다.

'암살자(들)'은 이 사건을 둘러싼 여러 의문을 형사와 기자가 추적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현장에서 들린 총성의 횟수와 공식 수사 결과에 나타난 총탄, 문세광의 행사장 출입 과정 등을 소재로 또 다른 발포자나 공범이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영화가 특정한 배후를 명시적으로 확정하지는 않지만 실제 역사적 사건을 토대로 기존 수사 결과에 의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개봉 이후 논쟁이 불붙었다.

의학전문기자 출신 방송인 홍혜걸은 작품을 강하게 비판했다. 홍혜걸은 2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영화 '암살자(들)'은 불편하다"며 "아직 유족도 살아있는데 억지 음모론으로 인구 절반이 존경 내지 인정하는 고인을 모독하는 게 옳은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자기 진영엔 절대 허용되지 않을 각본도 반대 진영으로 오면 예술이 추구하는 허구라며 찬양한다. 내로남불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은 다른 측면에 주목했다. 이동진은 지난 2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동진의 파이아키아'에서 당시 사건에서 확인된 총성 횟수와 공식 설명 사이에 남아 있는 차이 등을 언급했다. 영화가 이 같은 기록상의 빈틈을 통해 "그렇다면 나머지는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식의 질문을 던진다는 것이다.

이동진의 평가를 놓고도 온라인에서는 논쟁이 벌어졌다. 일부에서는 그가 과거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들을 평가할 때 사실과 영화적 재현의 관계를 엄격하게 봤다며 비평 기준의 일관성을 문제 삼았다. 반면 이동진이 영화 속 의혹을 역사적 사실로 인정한 것이 아니라 작품이 질문을 던지는 방식을 평가한 것이라는 반론도 나왔다.

e스포츠 캐스터 겸 영화 리뷰어로 활동 중인 '단군' 김의중도 논쟁에 휩싸였다. 단군은 영화 리뷰 과정에서 작품에 등장하는 여러 정황 가운데 실제 사건 기록에 기반한 부분이 많다고 설명하며 당시 사건에 의문을 품게 만드는 요소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를 두고 그가 영화 속 음모론을 사실로 받아들였다는 비판이 나오자 추가 설명에 나섰다. 단군은 자신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 여사를 둘러싼 극단적 음모론을 믿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자신의 기준에서는 해당 음모론이 "지구평평설급"이라고 표현하면서, 자신이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언급한 것은 당시 사건 진행과 수사 과정에서 나타난 허술한 부분 등을 가리킨 것이지 영화가 제기한 음모론 자체를 사실로 인정한 뜻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사진영화 암살자들 메인 포스터
[사진=영화 '암살자(들)' 메인 포스터]

영화를 연출한 허진호 감독은 특정한 결론을 제시하는 것이 작품의 목적은 아니라고 강조해왔다. 허 감독은 개봉 전후 인터뷰에서 사건과 관련한 다큐멘터리와 책, 논문, 해외자료 등을 검토했다고 밝히면서 "제가 결론을 낼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다"는고 전했다. 확인되는 사실과 자료를 관객에게 제시하고 이를 어떻게 판단할지는 관객의 몫이라는 설명이다.

주연 배우 박해일 역시 개봉 전 인터뷰에서 "이 영화는 정답이나 해결을 제시하기 위한 작품이 아니다"라며 형사와 기자의 시선을 따라 사건을 바라본 뒤 관객에게 느낌표나 물음표를 남기는 것이 작품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쟁은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한 영화가 확인되지 않은 가능성을 어디까지 영화적 상상력으로 다룰 수 있는지를 두고 이어지고 있다. 

창작자는 특정 결론을 제시하기보다 역사적 기록에 남은 의문을 관객에게 던지는 작품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비판하는 쪽에서는 실존 인물과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만큼 영화가 제시하는 가설 역시 관객에게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관객 반응 역시 평가 기준에 따라 크게 엇갈린다. 28일 기준 '암살자(들)'의 CGV 골든에그지수는 92%를 기록했고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 역시 10점 만점에 8.5점으로 높은 편이다. 반면 관람 여부와 관계없이 참여할 수 있는 네이버 네티즌 평점은 2.3점에 그쳤다. 영화에 대한 평가가 작품 자체를 넘어 역사적 해석을 둘러싼 논쟁과 맞물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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