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한 교사 잡는 '아동학대 무조건 송치'…입조처 "경찰 불송치·보호절차 분리해야"

  • 국회입법조사처, '교원 등 아동학대 신고 사건 처리 절차 개선 방안' 보고서 발간

  • 교육감 '정당한 생활지도' 의견에도 전건 송치 원칙에 교원들 장기간 '피의자' 고통

  • "특정 직역 특례보단 아동학대범죄 전반의 절차 분리로 합리적 해결 모색해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장재희 강원특별자치도교원단체총연합회강원교총 회장이 아동학대 관련 법 개정 촉구 릴레이 1인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장재희 강원특별자치도교원단체총연합회(강원교총) 회장이 아동학대 관련 법 개정 촉구 릴레이 1인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업 중 학생의 부적절한 행동을 제지한 정당한 생활지도가 아동학대로 신고돼 수년 동안 피의자 신분으로 재판을 받는 교원들의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 교육감이 '정당한 교육활동'이라는 의견을 냈고, 경찰마저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더라도 무조건 검찰에 사건을 넘겨야 하는 현행 '전건 송치' 규정 때문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이러한 쟁점들을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한 '교원 등의 아동학대 신고 사건 처리 절차 개선 방안'이라는 제목의 <이슈와 논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는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이 아동학대로 오인받아 장기간 사법 절차에 묶이는 현행 제도의 맹점을 짚고, 형사 절차 종결 방식과 아동 보호 절차를 분리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내놨다.
 
무혐의 뻔해도 7년간 재판…교원 잡는 '전건 송치’
최근 대법원은 수업 중 발언과 알림장 게시 등이 다소 부적절했더라도 정서적 학대로 보기 어렵다며 한 교사에게 무죄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내렸다. 정당한 생활지도를 학대로 몰아간 이 사건의 결론이 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7년이다.
 
현행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 제24조는 사법경찰관이 아동학대범죄를 무조건 검사에게 송치하도록(전건 송치) 규정하고 있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불송치 권한)이 생겼지만, 아동학대 사건만큼은 예외로 남아있다. 이를 악용한 일부 학부모들의 무분별한 신고가 교권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지적이 일자 정부는 '교육감 의견제출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교육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제도가 도입된 후 교육감이 '정당한 생활지도'라는 의견을 낸 993건 중 90.4%(898건)가 불입건이나 무혐의로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교원들은 사건이 검찰을 거쳐 최종 종결될 때까지 꼼짝없이 피의자 신분으로 시달려야만 했다.
 
교원 단체들은 "경찰 선에서 무혐의 판단이 나오면 불송치로 사건을 조기에 끝내야 한다"며 법 개정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22대 국회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안 5건이 발의됐으나, "검찰 단계의 '아동보호사건' 심사 기회가 사라져 피해 아동 보호에 구멍이 생긴다"는 법무부 등의 반대에 부딪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입법조사처 "특정 직업 특례 대신 일반 규정 정비로 풀어야“
​​​​​​​국회입법조사처는 경찰 단계에서 사건을 종결(불송치)하더라도 아동 보호 절차는 별도로 가동할 수 있는 '투트랙(Two-Track)' 분리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형사처벌 가능성이 낮은데도 무조건 송치해 피의자를 장기간 압박하는 것은 신고 제도의 악용을 부추긴다"고 진단했다. 다만 교원만을 위한 특례를 신설할 경우, 보육교직원 등 타 직역과의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비사법기관인 교육감의 의견이 수사기관의 종결 권한을 좌우하게 되는 절차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신 보고서는 아동학대처벌법 제47조(피해아동보호명령)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형사 사건의 송치 여부와 관계없이 피해 아동의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판사가 직권 또는 검사·경찰·지자체장 등의 청구를 받아 접근 제한이나 상담·치료 등의 보호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특례로 명시하자는 것이다.
 
경찰이 불송치를 결정할 때 혐의 여부와 별개로 아동의 보호 필요성을 확인하도록 하고, 검사 역시 경찰이 넘긴 불송치 기록을 90일간 검토하는 과정에서 보호명령(제47조)을 청구할 수 있도록 절차를 다듬으면 법무부의 우려도 해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입법조사처 측은 "교원 특례에 얽매이기보다는 일반 규정의 정비를 통해 형사 절차의 조기 종결과 피해 아동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방향으로 입법 쟁점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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