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기숙사비 카드결제 '유명무실'…100명 중 2명도 안 쓴다

  • 한병도 의원, 교육부 국정감사 자료 분석…기숙사비 카드납부 대학 15.3% 불과

  • 사립대 도입률 9.1%로 3년째 요지부동…현금 분할납부 비율도 4.66%에 그쳐

한성숙 국무총리가 행복기숙사를 방문해 원룸 및 기숙사 거주 청년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성숙 국무총리가 행복기숙사를 방문해 원룸 및 기숙사 거주 청년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학생들의 기숙사비 목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카드납부와 분할납부를 허용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여전히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숙사비를 카드로 결제하는 대학은 10곳 중 1~2곳에 불과하며, 실제 혜택을 받는 학생도 100명 중 2명이 채 안 돼 제도가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익산시을)이 24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숙사비 카드납부를 실시하는 대학은 2026년 기준 294개교 중 45곳(15.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숙사비 카드납부 제도는 목돈을 한 번에 내야 하는 청년들의 부담을 줄이고자 도입됐으나 대학들의 호응은 저조하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카드납부를 실시하는 대학은 2024년 43곳(13.8%), 2025년 44곳(14.1%), 2026년 45곳(15.3%)으로 3년간 고작 2곳 늘어나는 데 그쳤다.
 
현금 분할납부 실시 대학 역시 2024년 60곳(19.3%)에서 2026년 65곳(22.1%)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처럼 낮은 도입률의 주된 원인은 전체 대학의 다수를 차지하는 사립대학들의 무관심에 있다. 국·공립대의 카드납부 도입률은 2024년 41.3%(46곳 중 19곳)에서 2026년 55.0%(40곳 중 22곳)로 절반을 넘어섰다.
 
반면, 사립대는 2024년 9.1%(265곳 중 24곳), 2025년 8.6%(266곳 중 23곳), 2026년 9.1%(254곳 중 23곳)로 3년 내내 9% 안팎을 맴돌며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자료한병도 의원실
[자료=한병도 의원실]
실제 학생들의 이용 실적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026년 전국 대학 기숙사 수용인원 35만 4819명 가운데 카드로 기숙사비를 낸 학생은 6146명으로 전체의 1.73%에 불과했다. 이는 전년도(6229명, 1.79%)보다도 오히려 줄어든 수치다.
 
현금 분할납부를 이용한 학생 역시 1만 6523명(4.66%)에 머물렀다. 심지어 카드결제나 분할납부를 이용한 학생이 단 한 명도 없는 이른바 '이용자 0명' 대학이 전체의 67.7%인 199곳에 달했다. 이들 대학의 기숙사 수용 인원만 19만 402명으로, 수많은 학생이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이용 실적이 있는 소수의 학생마저도 특정 국·공립대학에 심하게 편중되어 있다. 국·공립대는 전체 기숙사 수용인원의 27.4%를 차지하지만, 카드납부 이용자의 73.3%(4507명)와 분할납부 이용자의 79.1%(1만 3074명)를 독식하고 있다.
 
2026년 카드납부 실적 상위 대학을 보면 충남대(1224명), 충북대(536명), 국립창원대(399명) 등 주로 거점 국립대였으며, 사립대는 건국대(404명) 등 극소수에 그쳤다. 분할납부 역시 서울대(5608명), 전북대(2532명), 충남대(2089명) 등 국·공립대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한병도 의원은 "기숙사비 분할 납부와 카드 납부를 촉진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통과됐음에도 현장 체감도는 턱없이 낮다"며 "청년의 목돈 부담을 덜기 위해 대학별 학칙 개정과 이행 준비 상황을 전수 점검하고, 카드 수수료 부담 등 사립대 도입을 가록막는 원인을 파악해 참여 유도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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