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최대 에너지 기업 페트로베트남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들의 현지 에너지 사업 참여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과 원전 분야에서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1500MW급 LNG 발전 프로젝트에 지분 투자자로 참여한 가운데 한국전력과 국내 원전 관련 기관들도 닌투언 원전 사업에 필요한 인력 양성과 협력 기반 마련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0일(현지 시각) 카페F 등 베트남 현지 매체에 따르면, 페트로베트남의 발전 자회사 PV Power는 SK이노베이션 등과 함께 꾸인럽 LNG 화력발전소를 추진하기 위한 합작법인 '꾸인럽(Quỳnh Lập) LNG 파워'를 설립했다. 합작법인의 자본금은 1조5699억 동(약 832억 원)으로 PV Power가 51%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랐으며 SK이노베이션은 34%, 응에안 슈가(NASU)는 15%를 각각 출자했다.
꾸인럽 LNG 사업은 한국과 베트남 기업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대형 가스발전 프로젝트다. 응에안성 떤마이 지역에 들어서는 발전소의 설비용량은 1500MW이며 총사업비는 약 60조 동(약 3조1800억 원)이다. 사업에는 발전설비뿐 아니라 약 25만㎥ 규모의 LNG 저장·재기화 시설과 응에안 동호이항 내 전용 항만도 포함된다.
합작법인은 지난 18일 첫 주주총회를 열고 사업 추진을 위한 조직 구성에 들어갔다. PV Power 부사장인 응우옌 주이 장이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으며 주주들은 향후 프로젝트 실행을 지원하기 위한 주요 과제도 협의했다. 발전소 인프라 공사는 지난 5월18일 시작됐고 응에안성 당국도 지난 17일 투자자 등과 사업 일정을 점검하고 토지 정리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아울러 한국과 페트로베트남의 협력 범위는 원전 분야로도 넓어지고 있다. 페트로베트남 산하 PV College는 최근 한국전력과 한전KPS, 한국 원전 관련 기관들이 참여한 한국 측 조사단과 베트남 원전 기술인력 양성 방안을 협의했다. 협의는 한국형 원전 인력양성센터 구축을 위한 ODA 사업의 사전타당성 조사 과정에서 이뤄졌다.
원전 인력양성 사업은 베트남의 발전소 운영·정비 인력을 자체적으로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양측은 교육과정과 교재 개발, 시뮬레이션 시스템 및 실습장비 구축, 강사 양성, 원전 현장에 투입할 기술인력 확보 등을 논의했다. 한국 측은 국내 전문가가 베트남에서 교육을 진행하고 베트남 핵심 강사진이 한국에서 훈련을 받는 강사양성 프로그램도 추진 방안으로 제시했다.
본 사업은 2027~2030년 연구·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 측 조사단은 직군별 원전 인력 수요와 현재 교육시설 및 장비 수준, PV College 기존 인프라 활용 가능성을 점검한 뒤 투자 방식과 교육 프로그램, 인력 양성 일정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인력양성 협력의 배경에는 베트남이 재추진하고 있는 닌투언 원전 사업이 있다. 페트로베트남은 닌투언 2호 원전의 사업주체로 지정돼 있으며 사업 예정지의 토지 정리는 약 97.5%까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닌투언 원전 사업은 1호기와 2호기로 구성되며 각각 2000~3200MW 규모로 계획돼 있다. 가동 목표 시점은 2031~2035년이다.
페트로베트남과 한전의 원전 협력도 이미 공식화됐다. 양사는 지난 4월 원자력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지난 8일에는 페트로베트남과 한전 경영진이 만나 닌투언 2호 원전의 추진 상황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전은 이 자리에서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사업 경험도 공유했다.
베트남의 전력 확충 전략에서 LNG와 원전은 서로 다른 시기를 담당하는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LNG 발전은 석탄화력 의존도를 낮추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뒷받침하는 중단기 전원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원전은 2030년대 이후 장기적인 기저전력 확보와 탈탄소 목표를 위한 수단으로 다시 가동되고 있다.
한편, 이 과정에서 페트로베트남은 LNG와 원전 사업 모두의 핵심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 LNG에서는 산하 PV Power가 SK이노베이션과 직접 합작법인을 세워 발전소 건설에 나섰고 원전에서는 본사와 PV College가 한전을 비롯한 한국 원전 기관들과 사업 준비와 인력 확보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의 민간 에너지 기업과 공기업이 페트로베트남을 중심으로 베트남의 중단기 LNG와 장기 원전 사업에 각각 참여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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