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의원, 한전 '25조 전기료 선납' 구상 무산…삼성·SK 불참

  • 삼성전자 20조·SK하이닉스 5조 규모 제안했지만 거절…이철규 의원 "현실성 돌아봐야"

이철규 국회의원국민의힘·동해·태백·삼척·정선 사진이동원 기자
이철규 국회의원(국민의힘·동해·태백·삼척·정선). [사진=이동원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첨단산업단지 전력망 건설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제안한 약 25조 원 규모의 전기요금 선납 방안이 기업들의 불참으로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철규 의원(국민의힘·동해·태백·삼척·정선)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7월 9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전력망 건설 재원 확보를 위한 전기요금 선납 제안(안)’을 전달했다.
 
제안의 핵심은 두 기업이 향후 5년 동안 납부할 전기요금을 미리 내면 한전이 이를 첨단산업단지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국가 기간 전력망 건설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전기요금 납부액을 기준으로 한 선납 규모는 삼성전자 약 20조 원, SK하이닉스 약 5조 원 등 모두 25조 원 수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전력망 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조기에 확보해 급증하는 첨단산업 전력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기업들의 참여는 이뤄지지 않았다. 한전은 이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에서 “전기요금 선납(안)에 대해 내부 검토 결과 참여가 어렵다는 답변을 회신받았다”고 밝혔다. 사실상 양사가 한전의 제안을 거절한 것이다.
 
한전은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외 전기요금 선납을 제안한 기업은 없다”며 “향후 추가로 선납을 제안할 기업 역시 정해진 바 없다”고 답변했다.
 
한전은 그동안 대규모 전력망 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자체 자금과 한전채 발행 등을 통해 마련해 왔다. 이번 선납 방안 역시 대규모 국가 기간 전력망 건설에 필요한 재원을 기업으로부터 미리 확보해 투자 여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향후 5년간의 경영환경과 전력 사용량, 투자계획 등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조 원에 달하는 전기요금을 선납하는 데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상환경 불확실성과 경기 변동, 대규모 설비투자 계획 등을 고려할 경우 막대한 자금을 장기간 선지급하는 방식이 기업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철규 의원은 한전의 전기요금 선납 방안이 기업들의 불참으로 무산된 만큼 전력망 투자 재원 마련 방식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재원 마련 방안으로 추진된 전기요금 선납 제안과 관련해 사실상 기업 참여가 불발된 만큼 기업의 전기요금을 수십조 원씩 미리 받겠다는 구상 자체가 현실성이 있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대외 통상환경이 녹록지 않고 투자 여건도 불투명한 상황인 만큼 기업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이 먼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선납 방안 무산은 첨단산업단지 확대에 따라 막대한 전력망 투자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재원 조달 방식을 둘러싼 현실적인 과제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특히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인 전력망 건설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이 과제로 떠올랐다.
 
한편, 이철규 의원은 첨단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망 구축이 필수적인 만큼 기업의 투자 불확실성을 낮추면서 국가 차원의 전력망 확충을 뒷받침할 수 있는 현실적인 재원 마련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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