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애프터마켓 개장...넓어진 주식시장, 투자자 보호도 촘촘하게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한국거래소가 14일부터 정규장 마감 이후 오후 8시까지 실시간으로 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애프터마켓을 열었다. 2016년 정규장 마감 시간을 30분 늦춘 이후 10년 만의 거래시간 확대다. 지난해 3월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가 홀로 이끌어온 야간 거래 시장에 거래소가 직접 뛰어들면서 '애프터마켓 경쟁체제'가 구축된 것이다.

이번 조치의 가장 큰 의미는 투자자의 선택지가 눈에 띄게 넓어졌다는 점이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장 마감 후 나오는 주요 공시나 해외 증시의 급변을 다음 날 개장까지 기다렸다가 반영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퇴근 이후에도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거래 가능 종목 수도 투자경고·정리매매 종목 등을 제외한 코스피·코스닥 상장주 대부분인 2700여 개로, 자본시장법상 거래량 한도 탓에 분기마다 600개 안팎만 취급해온 NXT보다 훨씬 넓다. 여기에 NXT라는 대체거래소까지 더해지면서 투자자는 같은 시간대에도 수수료와 체결 가능성을 비교해 자신에게 유리한 시장을 고를 수 있게 됐다. 증권사의 최선주문집행 시스템(SOR)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이번 애프터마켓 개장은 단순한 거래시간 연장을 넘어 국내 주식시장의 경쟁 구조와 투자자 편익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선택지가 넓어진 만큼, 그 이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선의 소지도 꼼꼼히 짚어야 한다. 무엇보다 정규장에 비해 거래가 뜸한 시간대라는 점이 문제다. 유동성이 얕은 상태에서는 소수의 주문만으로도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튀거나, 착오 주문 하나가 실제 가치와 동떨어진 가격에 체결되는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거래소가 가격제한폭과 변동성완화장치(VI), 공매도 규제를 정규장과 동일하게 적용한 것은 최소한의 안전판이지만, 이것이 야간 시간대 특유의 얕은 유동성 문제까지 충분히 막아줄 수 있는지는 실제 운영을 통해 검증돼야 할 부분이다. 특히 기관투자자의 참여가 저조한 현실에서 개인 투자자의 주문만 몰릴 경우, 왜곡된 가격이 형성되고 이것이 다음 날 정규장 개장가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거래소와 NXT라는 두 시장이 같은 시간대에 나란히 운영된다는 점도 새로운 변수다. 두 시장의 매매 규칙이나 체결 방식에 미세한 차이가 있는 경우, 투자자가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주문을 냈다가 예상과 다른 결과를 맞을 위험이 있다. 애프터마켓 종가가 공식 종가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 시장가 주문이 허용되지 않고 지정가 계열 주문만 가능하다는 점 등 정규장과 다른 세부 규칙들이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알려져 있는지도 살펴야 할 대목이다. 제도가 아무리 잘 설계돼도 이용자가 그 차이를 숙지하지 못하면 혼선은 피하기 어렵다.

거래소는 개장에 앞서 23주간 모의시장을 운영하며 시스템을 점검했다. 하지만 실전은 모의시험과 다르다. 실제 자금이 오가는 시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이상 매매나 시스템 오류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거래소와 금융당국은 애프터마켓 개장 초기 거래 데이터를 면밀히 모니터링해 비정상적 호가나 오류성 체결이 없는지, 두 시장 간 가격 괴리가 과도하게 벌어지지는 않는지 촘촘히 점검해야 한다. 투자자 선택지를 넓히는 일은 분명 반가운 진전이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시장과 투자자의 '신뢰'를 잃지 않는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