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을 구상하는 안을 두고 정부와 서울시가 갈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여야가 이견을 보였다. 이와 함께 오는 20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안이 처리될지 여부도 관건으로 떠올랐다. 의결될 경우 같은 날 열리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회동과 함께 용산공원 개발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제기된다.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국토교통위원회 간사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부와 당정 협의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용산공원 전체에 대한 공급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아직 출발도 안 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그 부지에 공급 여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어떻게 할 것인지 여부에 대한 논의에 돌입하면 된다. 특별법 개정안에는 캠프킴 등 녹지 비율을 줄이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배 서울시당위원장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2006년 당시에는 1·2인 가구에 대한 주택 정책의 필요성이 높지 않았다. 시대에 따라서 공공 용지나 공공성의 목적 등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본체 부지 91만평에 해당하는 공원 부지에 적용하는 것이 아니다"고 입장을 내놨다. 민주당은 용산공원 주택 공급과 관련해 여론조사를 실시,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공원·녹지로서 기능을 일부 상실한 곳에 대해 제한적으로 하는 대안이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며 "주택을 공급할 공간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당연히 청년과 신혼부부들에게 공급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과 서울고검·서울중앙지검 부지에 청년 주택을 건설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은 용산공원 개발에 대해 "청년을 위한 주거 단지를 확보하고 녹지를 보존하는 접점을 찾길 바란다"면서도 "대검찰청이 공소청으로 바뀌는 만큼 서울고검과 서울중앙지검 통폐합도 같이 해 서초동 땅을 잘 활용하면 된다. 대검 부지를 활용하면 3만평 정도 된다. 공공 택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 달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의 8·13 부동산 공급 대책을 비판하며 정책 실패의 책임을 용산공원으로 덮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오 시장을 비롯해 국민의힘 서울 지역 의원들은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은 이날 오 시장과 국회에서 '8·13 부동산 대책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오 시장은 "현재 부동산 시장은 매매·전세·월세가 함께 오르는 트리플 강세다. 시장이 정부 정책을 믿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정부가 내놓은 해법은 확실한 공급 신호가 아닌 더 징벌적인 세금과 규제"라고 지적했다.
또 "국민이 고통 받을 것을 알면서도 실패한 정책을 고집한다면 실수가 아니라 독선"이라며 "서울에는 이미 가장 확실하고 검증된 공급 대안이 있다. 바로 재개발·재건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가 계획 중인 정비사업만 정상적으로 진행돼도 2031년까지 31만 호를 착공할 수 있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규제, 재개발 임대주택 비율 등 사업의 속도를 가로막고 있는 핵심 규제부터 풀어나가야 한다"고 했다.
용산공원 부지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집값을 잡지 못한 책임을 용산공원으로 덮으려 해선 안 된다. 당장의 성과를 위해 미래세대가 누릴 자산을 훼손하는 것은 국정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점식 원내대표도 부동산 폭등이 정부·여당의 증세 정책과 대출 규제 때문이라며 실패의 책임을 오 시장에게 돌리기 위해 용산공원으로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용산공원은 미래세대의 것이다. 부동산 정책 실패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제멋대로 삽질해선 안되는 곳"이라고 반대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특별법은 2007년 노무현 정부 때 제정됐다"며 "민주당은 전당대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으로 족보 논쟁까지 하면서 정작 노무현 정부 때 제정된 특별법은 하찮게 취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용산공원은 주한미군기지 이전으로 반환되는 부지를 국가공원으로 조성해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특별법에는 '공원 이외의 목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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