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금성그룹(현 LG그룹)이 유통사업에 진출할 당시 LG백화점 초대 대표이사를 지낸 유수남씨가 지난 10일 별세했다고 정상국 전 LG그룹 홍보팀장(부사장)이 16일 전했다. 향년 82세.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70년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에 입사했다. 그룹 홍보 분야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며 경영진과 그룹의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했다.
1990년 럭키금성그룹 회장실 상무를 거쳐 홍보 담당 전무로 승진했고 이후 LG유통 전무를 지냈다. 1994년부터 2000년까지 LG백화점 대표이사를 맡아 유통사업 확대를 이끌었다.
럭키금성그룹은 1992년 10월 LG유통 생활백화점 안산점을 열며 백화점 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1994년 2월 LG마키를 설립했고 같은 해 6월 LG백화점으로 상호를 변경한 뒤 유씨를 초대 대표이사에 임명했다. 당시 그룹은 2000년까지 전국에 10개 백화점망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씨가 대표를 맡은 뒤 LG백화점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점포 확대에 속도를 냈다. 1996년 부천에 2호점을 열었고 1998년에는 구리점을 세 번째 점포로 열었다.
부천점은 지하 6층·지상 10층 규모의 대형 백화점으로 추진됐다. 연면적 3만4000평에 매장면적 1만3000평 규모로 계획됐으며 문화·레저시설 등을 갖춘 생활밀착형 점포를 목표로 했다.
백화점 운영 역량을 높이기 위한 해외 협력도 추진했다. 1995년 일본 마쓰야백화점과 경영 전반에 관한 협력관계를 맺고 판매계획과 매장 운영과 판매시점관리(POS)와 정보시스템과 점포 경영전략 등에 대한 정보 교류에 나섰다. 당시 LG백화점은 경영간부와 바이어와 일반 판매사원 등 160여명을 일본에 연수생으로 파견해 백화점 운영 노하우를 습득하도록 했다.
구리점은 매장면적 1만1000평 규모의 대형 점포로 구리와 남양주와 서울 중랑구 일대 약 80만명을 주요 고객층으로 설정했다. 식품매장을 2000평 규모로 구성하고 문화시설과 놀이시설과 갤러리와 야외공원 등을 갖추는 등 지역밀착형 백화점을 표방했다. 유씨는 당시 구리점의 출범 첫해 매출 목표를 2000억원으로 제시했다.
고객 기반 확대에도 힘을 쏟았다. 1997년에는 LG백화점 카드 회원이 10만명을 넘어섰다. 유씨는 당시 부천점에서 10만번째 회원을 대상으로 기념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고인은 백화점 전용 카드를 발급하고 인터넷 쇼핑몰 통합 브랜드인 'LG마트 밀레니엄몰'을 출범시키는 등 e-커머스 분야로 사업 확장을 이끌었다. LG유통은 2000년 기존 인터넷쇼핑몰인 샵포인트를 개편해 'LG마트 밀레니엄몰'을 출범시켰다. 식품과 생활용품 등 900여개 품목을 취급하는 인터넷 슈퍼마켓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었다.
LG백화점과 LG마트 등 LG그룹 유통 부문은 2000년대 중반 GS그룹으로 분리돼 GS리테일로 합쳐졌고 이후 백화점 사업은 롯데쇼핑에 매각됐다.
유씨는 그룹 홍보와 유통 경영을 두루 경험한 LG의 원로 경영인으로 평가된다. 2004년 한국경제는 그를 LG백화점 사장을 지낸 뒤 LG클럽 고문으로 활동한 인물로 소개하면서 LG의 주요 전·현직 홍보맨 출신 경영인 가운데 한 명으로 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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