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 100개를 준배했다, 그 중 하나는 내 것"...주룽지가 남긴 명언들

주룽지 전 총리가 2000년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주룽지 전 총리가 2000년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주룽지(朱鎔基) 전 중국 국무원 총리가 8월 12일 베이징에서 별세했다. 향년 98세. 그의 사망과 함께 중국의 매체들은 그의 생전 업적을 전하며 추도하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 SNS상에서도 주룽지의 사망을 안타까워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줄을 잇고 있다. 그가 생전에 했던 발언들도 어록 형태로 퍼지고 있다. 그의 발언들을 발췌해 소개해 본다. 

그는 1998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무원 총리로 선임됐다. 선임 직후 기자회견에서 그는 "내 앞에 지뢰밭이 있든 만 길 낭떠러지가 있든 나는 앞으로 나아갈 뿐 뒤돌아보지 않을 것"이라며 "온 힘을 다해 죽을 때까지 힘쓰겠다(鞠躬尽瘁,死而后已)"고 말했다. '쥐궁진추이, 쓰얼허우이(鞠躬尽瘁,死而后已)'라는 문구는 삼국시대 제갈량이 했던 말로 주룽지가 인용해 당시 큰 화제가 됐다. 

그는 1998년 반부패 관련 회의에서 일생일대의 유명한 말을 남긴다. 주룽지는 "부패 척결은 거물부터 잡아야 한다"며 "관 100개를 준비해뒀다. 99개는 부패 관료들 몫이고, 나머지 1개는 내 것"이라고 일갈했다. 

1998년 창장(長江) 유역에서 대홍수가 발생했을 때는 장시성 주장(九江)의 제방 부실 공사 현장을 찾아 현지 책임자들을 향해 "철벽처럼 견고하다더니 둑 안은 온통 '두부'처럼 형편없었다"고 질책했다. 그는 '두부 공사' '왕바단(王八蛋 ) 공사'라며 부실공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2002년 기자회견에서는 '주룽지 총리는 책상을 치고 눈을 부라린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책상을 치기도 했고, 눈을 부라린 적도 있다"라며 "하지만 나는 결코 서민을 겁준 적이 없으며 오직 부패 관료들에게만 겁을 줬을 뿐"이라고 말했다. 

2002년 홍콩을 방문했을 때는 "홍콩이 잘 안 되면 여러분에게만 책임이 있는 게 아니라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조국 품에 돌아온 홍콩이 우리 손에서 잘못된다면 우리는 민족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큰 소리로 "나는 홍콩을 사랑한다"고 외쳤다. 

2000년 퇴임 후 어떤 평가를 받기를 원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주룽지는 "전국 인민이 주룽지는 청렴한 관리였지 부패한 관리는 아니었다고 한마디만 해준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어 "조금 더 후하게 평가해 주룽지가 그래도 일을 좀 했다고 말해준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고 덧붙였다.

주룽지는 중국의 WTO(국제무역기구) 가입을 앞둔 시점인 2000년 3월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견해를 설명했다. 주룽지는 "빌 클린턴 대통령이 지금 미국이 중국 WTO 가입을 막아서면 향후 20년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며 "여기에 내가 한 마디를 더 덧붙이자면 미국은 백년동안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WTO 가입 협상에서 중국이 미국에 상당한 양보를 했으며, 중국의 WTO 가입으로 인해 미국이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볼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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