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 여행자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여행자보험에 가입했다고 여행 중 발생한 모든 손해를 보상받는 것은 아니다. 어떤 특약을 선택했는지, 사고가 약관상 조건에 해당하는지, 피해를 입증할 자료를 갖췄는지에 따라 보험금 지급 여부가 달라진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여행자보험 신계약은 545만여건으로 처음 500만건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에도 보험사 9곳의 신계약이 174만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3.2% 늘었다. 이 가운데 해외 여행자보험 가입은 171만4000건으로 5만건 이상 증가했다.
상품도 편리해졌다. 보험사가 항공편 운항 정보를 직접 확인하는 등 보험금 청구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여행자보험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항공편이 일정 시간 이상 늦어지면 실제 지출 여부와 관계없이 지연 시간에 따라 정해진 보험금을 지급하는 '지수형 보장'이 확대되고 있다. 항공편을 미리 등록하면 지연 여부를 자동으로 확인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고, 귀국·경유편까지 보장하는 상품도 등장했다.
항공기 지연 보상은 지수형과 실손형을 구분해야 한다. 지수형은 항공기가 약관에서 정한 시간 이상 늦어지면 일정 금액을 지급한다. 실제로 식비나 숙박비를 쓰지 않아도 보상받을 수 있고, 별도의 영수증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반면 실손형은 대체 항공편을 기다리며 실제 지출한 식비와 숙박비, 교통비, 통신비 등을 한도 내에서 돌려준다. 공항에서 오래 기다렸더라도 돈을 쓰지 않았다면 받을 보험금이 없을 수 있다. 보상을 받으려면 항공사의 지연·결항 확인서와 대체 항공편 이용 내역, 식당·호텔 영수증 등을 챙겨야 한다.
휴대품 손해도 모든 물건을 보상하는 것은 아니다. 안경과 콘택트렌즈, 의치 등 신체보조장구와 현금, 수표, 유가증권, 항공권, 여권 등은 통상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스마트폰이나 여행용 가방에 흠집이 생겼더라도 기능상 문제가 없다면 보험금을 받기 어렵다. 단순한 긁힘이나 외관 손상은 실질적인 손해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난 사고가 발생하면 현지 경찰서에서 도난신고서나 사건사고 확인서를 받아야 한다. 공항이나 호텔에서 물건을 잃어버렸다면 해당 시설의 분실물센터에도 신고해야 한다. 단순히 물건이 없어졌다는 설명만으로는 도난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다.
해외에서 질병이나 상해로 치료받았을 때도 진료비 영수증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보험사는 치료 내용과 필요성을 확인하기 위해 진단서와 진료기록, 처방전, 검사 결과지 등을 요구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해외 실손의료비로 지급된 보험금은 81억원을 넘어 여행자보험 담보 중 가장 많았다. 해외에서 병원을 이용했다면 진료비 세부내역서와 진단서, 처방전을 현지에서 받아두는 것이 안전하다. 귀국 후 현지 병원에 다시 서류를 요청하기는 쉽지 않다. 현지 언어로 작성된 서류의 번역본을 요구하는지도 보험사에 미리 확인하는 편이 좋다.
여행자보험은 가입 절차가 간편해졌지만 보험금까지 자동으로 지급되는 상품은 아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한 순간부터 증빙을 남겨야 여행자보험이 실제 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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