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관광객이 절반 이하로 줄면서 올해 상반기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도 5년 만에 감소했다. 반면 한국인 관광객은 567만 명을 넘어 국가·지역별 1위를 차지했고, 대만과 미국에서도 방문객이 늘어 중국인 감소분을 상당 부분 상쇄했다. 방일객 수는 줄었지만 일본 내 여행 소비액은 오히려 늘었다.
일본정부관광국은 15일 올해 상반기(1~6월) 방일 외국인 수가 2108만 48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줄어든 것으로, 상반기 기준 감소는 코로나19 사태 당시인 2021년 이후 5년 만이다. 6월에도 314만 8600명이 일본을 찾아 전년 동월보다 6.8% 줄면서 3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방일객이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상반기 중국인 방문객은 205만 82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4% 줄었다.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일본의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뒤 중국 정부가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 자제를 촉구한 여파다. 6월 한 달간 일본을 찾은 중국인도 34만 7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57.3% 줄어 7개월 연속 감소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중국 내 여행사에 일본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줄이고 단체관광비자 신청도 받지 말도록 요구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중국 항공사도 일본 노선을 대폭 감축했다. 중국은 2017년 한국의 사드 배치에 반발했을 때도 여행사들의 방한 관광상품 판매를 제한했다. 그해 중국인 방한객은 807만 명에서 417만 명으로 반 토막 났다.
줄어든 중국인 관광객의 빈자리는 한국과 대만이 상당 부분 메웠다. 상반기 한국인 방문객은 전년 동기보다 18.6% 증가한 567만 5100명으로 국가·지역별로 가장 많았다. 대만인 방문객은 20.9% 늘어난 397만 2200명, 미국인은 7.1% 증가한 182만 1700명이었다. 6월 방문객 수도 한국과 대만, 미국 모두 6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방일객은 줄었지만 여행 소비액은 오히려 늘었다. 올해 상반기 방일 외국인의 여행 소비액은 4조 8469억 엔(약 44조353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 증가했다. 2분기 소비액도 2조 5096억 엔으로 0.2% 늘어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분기 1인당 여행 지출액도 3.3% 증가한 24만 4457엔(약 223만7000원)이었다. 엔화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이외 지역 관광객의 소비가 증가한 영향이다.
다만 한국인 관광객은 1인당 지출액이 오히려 줄었다. 2분기 한국인 관광객의 1인당 지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2.3% 감소했다. 반면 중국과 대만 관광객의 1인당 지출액은 각각 9.4%, 9.2% 늘었고,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관광객도 각각 34.4%, 15.1% 증가했다.
방일 관광은 일본 경제의 주요 외화 획득원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방일 외국인의 여행 소비액은 9조 4500억 엔으로 2010년의 8배를 웃돌았다. 이를 일본의 품목별 상품 수출액과 비교하면 반도체 등 전자부품과 철강보다 많고, 자동차 다음으로 큰 규모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연간 방일객을 6000만 명, 여행 소비액을 15조 엔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방일객은 역대 최대인 4268만 명에 달했지만, 중국 정부의 여행 자제 조치처럼 외교적 변수가 일본 관광시장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점도 드러났다. 아사히신문은 도쿄·오사카 등 3대 도시권에 쏠린 방일객의 지방 분산과 오락 등 서비스 소비 확대를 과제로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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