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촉법소년 연령 하향이 능사인가…'처벌' 뒤에 가려진 선도·교화의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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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기준 연령을 만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이 보고되자, 이재명 대통령은 “너무 미약하다”며 “전 세계적으로 12세로 하는 경우도 많지 않으냐”고 하향 범위 확대를 강력히 지시했다. 대통령이 직접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청소년 형사처벌 규정 논의에 대한 정책적 변곡점을 맞이할 전망이다. 

현행법상 ‘촉법소년’이란 범법행위를 저질렀으나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에 해당하여 형사책임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형사미성년자를 가리킨다. 이들은 살인이나 강간과 같은 반인륜적 강력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사회봉사나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에 그친다. 

그러나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소년 범죄의 양상은 이러한 법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다. 동급생을 감금하고 무차별 폭행한 뒤 이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유포하는가 하면, 영아를 잔혹하게 학대하거나 무면허로 훔친 차량을 몰아 무고한 시민의 목숨을 앗아가는 비극이 잇따르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자신들이 촉법소년이라는 점을 악용해 현장 경찰관에게 “어차피 처벌도 안 받는데 때려보라”며 조롱하고 범행을 반복하는 영악함과 악랄함마저 보인다는 점이다. 이러한 잔혹성은 단순한 심증이 아니라 객관적 지표로 증명되고 있다. 성평등가족부가 발표한 ‘형사미성년자 연령 기준 공론화 결과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에 검거된 촉법소년은 2만 1095명으로 집계되어 2020년(9606명)과 비교해 불과 5년 만에 약 2.2배로 급증했다. 단순 절도뿐만 아니라 폭력(2.8배 증가), 강간·추행 등의 강력범죄 역시 급격한 증가세를 나타내며 소년범죄의 흉포화와 지능화가 임계점에 달했음을 방증한다. 

정치권과 다수 언론, 분노한 시민단체들이 “시대가 달라진 만큼 형벌 연령 기준을 대폭 낮추고 사법적 책임을 강화해 강력한 법적 경고장을 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연령을 기계적으로 낮추는 것만이 과연 소년 범죄를 막는 만병통치약일지는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인권단체와 법조계 일부, 그리고 교육계 전문가들은 “형사처벌 연령 하향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신중론을 편다. 낙인 효과로 인해 이른 나이에 전과자가 된 청소년들이 낙오자로 찍혀 성인 범죄 조직과 연계되고, 더 큰 강력범죄의 늪으로 빠져드는 악순환이 고착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소년 교도소나 소년원 등 수용 및 교정 시설의 인프라가 극히 열악한 현재 상태에서 가두는 인원만 늘린다면, 교화는커녕 오히려 ‘범죄 기술을 학습하고 공유하는 범죄 수용소’로 전락할 우려가 다분하다. 단순히 사법 처벌의 수위를 높이는 대증 요법으로는 결코 아이들의 탈선을 뿌리 뽑을 수 없다는 반론 역시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청소년기는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고 환경적 자극에 쉽게 휩쓸리는 미완의 시기다. 그렇기에 이들을 단죄하는 사법적 엄벌주의라는 단발성 처방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소년 범죄 대책은 죄질에 상응하는 합당한 책임을 묻되 이들이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교한 시스템 구축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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