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여름 거리에서 필수품처럼 자리 잡은 휴대용 선풍기가 진화하고 있다. 최근의 폭염 속에서 바람만으로는 더위를 식히기 어렵다는 소비자가 늘면서, 피부에 접촉해 표면 온도를 낮추는 '냉각 플레이트'를 탑재한 제품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한때 값싼 계절용품으로 여겨졌던 휴대용 선풍기가 냉각 성능을 겨루는 소형 가전이 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일본 냉감용품 시장에서 바람만 내보내는 기존 휴대용 선풍기보다 냉각 플레이트를 부착한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냉각 플레이트에는 전류가 흐르면 한쪽 면의 온도가 내려가는 반도체인 '펠티에 소자'가 들어간다. 이를 휴대용 선풍기 중앙이나 손잡이, 목에 닿는 부분에 부착해 피부 표면의 열을 낮추는 방식이다.
일본 소비자들이 냉각 기능을 찾는 이유는 분명하다. 벌써부터 기온이 35도 이상을 넘나드는 엄청난 폭염 속에 대책 마련이 절실해진 것. 도쿄에 사는 한 26세 직장인 여성은 "바람만으로는 이 더위를 못 당한다"며 냉각 플레이트가 달린 휴대용 선풍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풍량과 부가 기능을 강화한 제품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업체도 있다. 다이슨은 지난 5월 초속 25m의 강풍을 내는 휴대용 선풍기를 출시했다. 샤프는 자체 이온 발생 기술을 적용해 옷에 밴 땀 냄새를 줄이는 기능을 갖춘 제품을 선보였다.
냉각 플레이트 제품의 인기는 판매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전자상거래 분석업체 닌트가 라쿠텐과 야후쇼핑, 아마존 등 주요 온라인몰의 휴대용 선풍기 관련 매출 상위 300개 제품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절반 이상이 냉각 플레이트를 탑재한 제품이었다. 목에 착용하는 넥쿨러 가운데 냉각 플레이트를 적용한 제품의 판매는 2023년의 5배로 늘었다.
제품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소비자들의 선택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일본 생활잡화점 로프트의 매장 담당자는 "혼자서 여러 대를 구입해 상황에 따라 골라 쓰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폭염이 일상화하면서 휴대용 선풍기의 경쟁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강한 바람을 내는 데서 벗어나 몸의 열을 얼마나 빠르고 효과적으로 낮추느냐가 제품의 성패를 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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