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경기준비위에 따르면 김영진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정책브리핑을 열고 경기도 재정 현황을 도민에게 공개했다. 김 부위원장은 민선 9기 경기도가 당장 7조 원이 넘는 채무를 안고 출발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경기준비위는 경기도가 2024년부터 올해까지 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세수 감소와 지출 증가에 따른 재정 부족분을 통합재정안정화기금, 기금 차입금, 지방채로 메워 왔다고 설명했다. 준비위는 2023년까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던 재정 흐름이 최근 3년간 대규모 채무 증가로 급격히 흔들렸다고 보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현재 상황을 집안 살림에 비유하며 만일을 위해 모아둔 적금을 해약해 쓰고, 마이너스 통장을 한도까지 당겨 쓰고, 담보대출까지 받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또 지난해에는 경기도가 20년 만에 지방채를 발행했다며 채무 상환과 이자 부담이 앞으로 가용재원을 더 줄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준비위는 각종 회계와 기금의 여유자금을 비상시에 활용하기 위해 조성한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이 대부분 소진돼 약 1300억원 정도만 남아 있다고 밝혔고, 지방채는 올해 발행 한도의 77% 수준인 약 7200억원이 이미 발행돼 추가 활용 여력도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경기준비위는 2026년 회계연도 초반부터 경기도가 약 7000억원 규모의 감액 추가경정예산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준비위는 1995년 본격적인 지방자치 시대 이후 경기도가 최대 규모의 감액추경 검토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며 민선 9기 도정 초기부터 예산 재편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재정 악화의 첫 번째 원인으로는 지방세 수입 감소가 꼽혔다. 김 부위원장은 경기도 지방세 수입이 올해 기준 약 16조 원이고, 이 가운데 절반가량인 8조1000억원이 부동산 취득세에서 나온다며 부동산 거래 위축이 도세 수입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준비위는 2022년 11조 원 수준이던 취득세 수입이 2026년 8조1000억원 수준으로 줄어 약 2조9000억원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경우 경기도 세입 기반이 회복되기 어렵고, 복지·교통·돌봄·안전 등 필수 지출 수요는 계속 증가해 구조적 재정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두 번째 원인으로는 경기도가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로 지정돼 있다는 점이 제기됐다. 준비위는 반도체 산업 호황 등으로 국가 세수가 증가하면 보통교부세 재원도 늘어나지만, 경기도는 자체 세입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보통교부세 배분 대상에서 제외돼 관련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준비위는 경기도가 대한민국 반도체와 첨단산업의 핵심 생산기반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산업 성장의 성과가 지방재정 안정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않는 구조를 문제로 봤다. 이에 따라 국가 보통교부세 교부 방식의 합리적 조정과 지방재정 제도 개선을 정부와 국회에 건의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앞서,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는 지난 15일 수원 경기신용보증재단에서 공식 출범하고 6개 분과, 15개 특별위원회, 3개 TF, 도정자문단 체제로 민선 9기 도정 준비에 들어갔다. 당시 준비위는 가용재원이 사실상 마이너스에 가까운 재정 여건을 감안해 도정 전반의 예산 구조를 점검하고, 민생 핵심 사업에 재원이 우선 투입되도록 사업별 우선순위를 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브리핑은 준비위 출범 이후 재정 문제를 도민에게 별도로 설명한 첫 공개 진단 성격이 크다. 준비위는 강력한 세출 구조조정, 새로운 재정 지출을 추진할 때 재원 대책을 함께 마련하는 페이고 원칙, 시·군 기준보조사업 지원 원칙 강화 등을 민선 9기 도정 예산 원칙으로 권고했다.
김영진 경기준비위 부위원장은 "경기도의 재정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법·제도 정비를 위해 국회와의 협력을 이어가겠다"며 "심각한 재정 상황에서도 민선 9기 경기도정이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도록 준비위원회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준비위는 앞으로 분과별 업무보고와 예산 점검을 통해 민선 9기 공약사업의 우선순위와 재정 투입 시기를 조정할 계획이다. 준비위는 재정 건전성 회복과 민생 핵심 사업 추진을 함께 다루기 위해 세입 확충 방안, 불교부단체 제도 개선, 세출 조정 기준, 시·군 협력사업 재정 원칙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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