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마디에 얼어붙은 美·이란 협상…이란 '이탈' 진실공방

21일 스위스 루체른에서 열린 미국과 이란 파키스탄 카타르 4자 회담사진AFP 연합뉴스
21일 스위스 루체른에서 열린 미국과 이란, 파키스탄, 카타르 4자 회담.[사진=AFP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후속 협상이 첫 회의부터 차질을 빚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군사 위협 발언에 이란 측이 반발하면서 협상장 이탈 여부를 둘러싼 혼선까지 불거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타스님통신은 2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스위스에서 미국과 만난 이란 협상단이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 발언에 반발해 협상장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 IRNA통신도 파키스탄과 카타르가 중재국으로 참여한 4자 회담이 80분 만에 정회됐고, 이후 이란 대표단이 회의장을 이탈하면서 협상이 난관에 봉착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AFP통신은 협상 상황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대표단이 여전히 협상에 관여하고 있으며, 중재국 측에 철수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협상이 완전히 중단됐는지, 정회와 별도 접촉이 이어지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이번 협상은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처음 진행한 고위급 후속 회담이다. 스위스 루체른 인근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열렸으며, 미국 측에서는 JD 밴스 부통령이 협상단을 이끌었다. 이란 측에서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참여했다.
 
갈등의 직접적 계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헤즈볼라 등 친이란 세력 문제에서 협조하지 않을 경우 더 강력한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이란 대표단이 해당 발언에 대해 미국 측에 공식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갈리바프 의장도 “우리는 미국의 위협을 결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우리 군은 다른 방식으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반발했다.
 
이란은 첫 회담에서 핵 문제보다 레바논 전선 안정과 종전 합의 이행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란 협상팀 일원이 이란 매체에 “레바논에서 전쟁이 끝나지 않으면 다른 주제에 대한 협상은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반면 미국은 이란 핵 프로그램 제한과 국제기구의 핵 사찰 재개, 호르무즈 해협 통항 안정을 후속 협상의 핵심 의제로 보고 있다. 밴스 부통령은 회담 전 공개 발언에서 이란이 중동 지역의 긴장을 높이는 행동을 중단하고 장기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한다면 미국도 이란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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