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차등 두고 노사 정면충돌…勞 "차별 정당화" vs 使 "더 못 미뤄"

18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7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사용자·공익 위원들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7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사용자·공익 위원들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업종별 차등 적용을 두고 노사가 공방을 벌였다. 노동계는 자영업과 소상공인 위기를 최저임금 탓으로 돌리는 것은 차별을 정당화 하는 것이라고 반발한 반면 경영계에서는 취약업종의 최저임금 미만율과 지불 능력 등을 고려할 때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맞서면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7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지난 회의에 이어 이번 회의에서도 업종별 구분 적용을 두고 노사의 입장차가 크게 엇갈렸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업종별 구분 적용 논의가 시작되면 '을과 을의 싸움'으로 해마다 반복되는 구도에 노동계는 참담함을 감출 수 없다"며 "PC방, 편의점, 음식숙박업 사업주의 어려움이 최저임금 문제로 귀결되는 현실 자체가 우리 사회의 비극적 단면"이라고 말했다.

또 "자영업 위기의 원인은 최저임금이 아니라 플랫폼 기업의 높은 수수료, 가맹본사의 비용 전가, 과도한 임대료, 상권 쇠퇴 등 구조적 문제에 있다"며 "업종별 구분 적용을 빌미 삼아 이들의 이윤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비용 부담을 최저임금으로 전가시키는 왜곡된 구조"라고 비판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 역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업종별 구분 적용 논의가 다시 시작되며 최저임금법 본래 취지가 또다시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며 "구분적용의 본질은 최저임금의 동결과 삭감으로 차별과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취업 비중이 높은 업종에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주노동자 100만 시대에서 우리 경제에 기여하고 있는 이들을 차별하고 무시하면서 거대 자본의 이윤만 극대화하겠다는 주장"이라며 "2024년 소상공인 실태조사에서 희망하는 정책 1위는 자금지원, 경영애로사항은 동일업종 경쟁 심화다. 최저임금이 경영을 방해하는 첫 번째 이유라는 근거는 없다”고 반박했다.


반면 경영계는 업종별 구분 적용이 최저임금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현실적 조치라고 맞섰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사용자위원들은 제도 시행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실에 맞춰 단계적으로라도 적용시켜야 할 시점"이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1개국에서 업종, 연령, 지역 등 다양한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구분 적용은 특수 사례가 아니라 노동시장 여건에 맞춰 제도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국제적으로 활용되는 방안"이라며 "숙박음식점업의 최저임금 미만율도 2000년대 초 6% 수준에서 30%를 넘는 수준까지 올라온 만큼 현재 상황은 한계상황에 도달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도 "통계가 증명하듯 숙박음식점 같은 취약 업종에서 미만율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해당 업종의 소상공인은 법을 지키고 싶어도 도저히 지킬 수 없는 한계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또 "업종별 구분 적용은 급격하게 오른 최저임금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제도적 조정 장치이자 영세 사업장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취약 업종이라도 구분 적용해 최저임금 제도의 수용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공익위원들은 노사 양측의 논거를 토대로 결론 도출을 시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성재민 공익위원 간사는 “오늘은 업종별 구분 적용을 두 번째 논의하는 자리”라며 “사용자위원 측 발표도 예정돼 있는 만큼 그동안 제기된 문제의식과 근거들을 다시 한 번 체계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위원들이 열린 마음으로 경청하고 발표 내용과 지금까지 축적된 논의를 종합해 집중적인 토론을 통해 결론을 도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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